강 론 말 씀

2012년 9월 2일 나해 연중 제22주일

dariaofs 2012. 9. 2. 00:39

 

                                                                                             (마르 7,1-8.14-15.21-23)

  

 

 

 

<조상들의 전통에 관한 논쟁>

 

9월 2일의 복음 말씀에 들어 있는 예수님의 가르침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사람의 전통보다 하느님의 계명을 지켜야 한다는 것.

둘째, 겉보다 속을 깨끗이 해야 한다는 것.

 

예수님의 제자들이 식사 전의 정결 예식을 행하지 않고 음식을 먹었습니다.

그것을 본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예수님께 시비를 겁니다.

"어째서 당신의 제자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더러운 손으로 음식을 먹는가?(마르 7,5)"

 

지금 이 말의 핵심은 '왜 조상들의 전통을 따르지 않는가?'입니다.

(손을 씻지 않았다고 시비를 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말하는 '조상들의 전통'이란 율법학자들의 전통으로서

일상생활에서 실천해야 할 일들을 세세하게 규정해 놓은 지침입니다.

몸과 그릇을 씻는 등의 정결 예식은

그 지침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마르코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실천했던 정결 예식들을

3절과 4절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원래 그 예식들은

부정한 것을 정하게 만들기 위한 종교적인 예식이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예식 수준을 넘어서 일종의 율법으로 굳어져 버렸고,

사람들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지 않고

옛날부터 지켰던 법이니까 그렇게 해야 한다고만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법이 제정될 때의 정신을 생각하지 않고,

법이니까 지킬 뿐이라는 태도와 같습니다.

말하자면 '악법도 법이다.'와 같은 태도입니다.

 

사람들을 괴롭히는 악법이라면 없애거나 뜯어고쳐야 합니다.

그런데도 악법도 법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악법을 없애거나 고쳐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정당한 절차를 통해서 고치기 전까지는 지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악법은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 (지키면 안 된다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안식일이라는 이유만으로 병자를 치료하지 못하게 하는 일은

사람을 죽이는 일과 같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당시 바리사이들의 안식일 규정을 무시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셨습니다(마르 3,4-5).

 

그리스도교 기준으로는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고 사람을 죽이는 법은 모두 악법입니다.

따라서 악법도 법이라고 하면서 그 법을 지키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죄와 사람을 죽이는 죄를 짓는 일이 됩니다.

그러니 악법은 지키면 안 됩니다.

 

당시에 물이 귀했던 그 지역에서는

바리사이들의 규정대로 세세하게 정결 예식을 실행하는 것은

단순히 귀찮은 정도가 아니라 사람들을 몹시 괴롭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니 그것은 없애야 할 악법이었습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마르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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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다 속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 라고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는데,

'깨끗하다.' 라는 말은 '거룩하다.'로 바꿔서 생각해야 뜻이 정확해집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의 가르침은

'겉으로만 거룩한 척 하지 말고 내적으로 거룩해져야 한다.'입니다.

 

율법에 부정한 음식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들을 먹지 않는 것만으로는

거룩해진다고 할 수 없고,

마음속의 악한 것들을 없애고, 악한 행동을 하지 않아야

진짜로 거룩해집니다.

 

음식으로 한정해서 생각한다고 해도,

남의 음식을 훔치거나 빼앗아 먹는 일,

옆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는데도 혼자서만 배불리 먹는 일,

마약 같은 것을 먹는 일,

방탕하게 과음과식을 하는 일 등은 하면 안 됩니다.

 

거룩한 직책을 맡았다고 거룩해지는 것이 아니고,

거룩한 집에서 산다고 거룩해지는 것이 아니고,

거룩한 옷을 입고 있다고 거룩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온 마음을 다해서 거룩한 삶을 살려고 노력해야 거룩해집니다.

 

사람들은 예루살렘 성전의 겉모습만 보고 감탄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건물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고 예고하셨습니다(마르 13,1-2).

 

참으로 거룩한 집이 되지 못하는 성전은 성전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참으로 거룩한 신앙인이 되지 못한다면 '성도'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