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1월 27일 다해 연중 제3주일

dariaofs 2013. 1. 27. 05:30

 

                                                                                                   (루카 1,1-4; 4,14-21)

 

 

 

 

<예수님의 복음>

 

마태오복음과 마르코복음에는

예수님께서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라고 복음을 선포하신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마태 4,17 ; 마르 1,15),

루카복음에는 예수님께서 이사야서 61장 1절-2절을 인용해서

복음을 선포하신 것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루카 4,17-18).

 

이것에 대해서는 루카복음서 저자가

마태오복음과 마르코복음에서 말하는 '복음'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루카복음에 나오는

'기쁜 소식, 해방, 다시 보다, 은혜로운 해' 라는 말들은

'하늘나라'의 성격, 특징, 내용 등을 나타내는 말이 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라고 하십니다(루카 4,21).

 

'앞으로 이루어질 것이다.'도 아니고, '이루어 주겠다.'도 아니고,

'지금 이루어졌다.' 입니다.

기쁜 소식, 해방, 은혜로운 해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라는 말도

어디 근처에 가까이 와 있다는 뜻이 아니라 '이미' 시작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늘나라로 들어가기 위한 회개도 '지금' 해야 합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복음 선포는 먼 훗날에 이루어질 일에 대한 약속이 아니라,

이미 시작되었고 현재 진행 중인 일에 대한 선포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교 신앙은 먼 미래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믿음입니다.

그리스도교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언제 발견하게 될지도 알 수 없는

공상 같은 유토피아를 찾아가는 종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루카 17,21)."

 

그리스도교는 우리 가운데에서 이미 시작된

하느님 나라를 완성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종교입니다.

 

그리스도교는 죽어서 천당에 가는 것만을 목표로 삼는 종교가 아니고,

현재 살고 있는 이 땅을 천당으로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는 종교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교의 희망도 미래가 아니라 현재에 대한 희망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지금은 불행하지만 나중에는 행복하게 될 것이라는 그런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이미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 행복을 완성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현재의 불행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희망이라는 뜻입니다.

 

해가 뜨기만을 기다리면서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어두운 밤을 견디는 그런 희망이 아니라,

해가 이미 하늘에 떠 있음을 믿고, 그 믿음 속에서

지금 해를 가리고 있는 먹구름이 걷혀서 완전하게 햇빛을 받게 되기를 바라는

그런 희망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복음 선포 활동은 사도들에게로 이어졌고,

지금도 교회가 그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에 교회가 언제 이루어질지 알 수 없는 막연한 희망만을

사람들에게 제시하면서, '참고 견디면 언젠가는...' 이라는 말만 한다면

'그리스도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라고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옛날에 실제로 그런 비난을 받았던 것은

당시의 교회가 고통 속에 있는 민중을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믿음과 희망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재의 일이기 때문에

'사랑'도 당연히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입니다.

나중으로 미루어도 되는 사랑이란 없습니다.

 

교회는(모든 신앙인은) 사랑 실천을 통해서

세상 사람들이 하느님 나라를 체험하고 믿을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시고 그분 사랑이 우리에게서 완성됩니다(1요한4,12)."

 

하느님 나라를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사랑을 통해서 그 나라를 체험할 수 있고, 그 나라는 사랑으로 완성됩니다.

다시 말해서 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도 계시고, 하느님 나라도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사랑이 없다면 하느님도 안 계신 것이 됩니다.

 

만일에 어떤 사람이 '하느님이라는 존재가 없는 것은 아닌가?' 라고 의심한다면,

또는 '내가 하느님으로부터 버림받은 것은 아닌가?' 라고 의심하고 불안해한다면,

그것은 교회가(신앙인들이) 그 사람에게

제대로 사랑을 전해주지 않았다는 뜻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시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사랑과 자비를 베풀어 주심으로써

실제로 '기쁨'과 '구원'을 주신 것처럼

교회는(모든 신앙인은) 세상 사람들에게 말로만 복음을 전할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전해야 하고, 사랑을 전해야 합니다.

 

'사랑'보다 '사업'에 더 집중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