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톨 릭 이 야 기 691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11) 실체 변화

축성된 빵과 포도주...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 개신교는 천주교의 성체 교리인 ‘실체 변화’를 믿지 않나요? 그리스도의 거룩한 희생 제사를 기억하는 성찬례 또는 성만찬은 성경에 기록된 대로 예수님께서 직접 세우신 성사(聖事)로서 천주교와 개신교에서 중요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개신교는 종교 개혁 당시부터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 명시적으로 하신 말씀(요한 6,22-71 참조)을 받아들이지 않고, 성찬례가 빵 나눔이라는 하나의 예식에 불과하며 그 안에 그리스도가 실제로 현존하지 않고 다만 상징적이거나 영적으로만 존재한다고 가르칩니다. 루터의 경우 축성된 빵과 포도주의 형상에 빵과 포도주와 함께 예수님의 몸과 피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공재설’(共在說)을 주장하였습니다. 츠빙글리는 성찬례가 ‘상징’이자 ‘기념..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10) 십자 성호

신자로서의 정체성 드러내는 표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호를 그으며 기도를 하고 있다. OSV 일부 개신교는 왜 천주교를 이단이라고 비난하나요? 한국 개신교 가운데 적지 않은 교단이 천주교를 이단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단이란 말은 사전적으로 기성 종교의 정통 교의에서 많이 벗어난 교리, 주의, 주장 등의 조작을 두루 일컫는 말입니다. 개신교는 종교 개혁의 정신에 따라 오직 성경에 기록된 것만을 하느님의 계시 내용으로 받아들이고, 그 밖의 것들은 인간의 전통과 관습에서 나온 우상적 요소로서 배척합니다. 따라서 개신교는 천주교가 오랜 역사 속에 교회의 유산이자 전승으로 간직해 온 성모님 공경과 신심, 성인 공경, 성상에 대한 공경은 우상 숭배라고 비난하며, 천주교의 전례와 신심 활동을 성경에 기록되어 ..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9) 전구

성모님과 성인들을 통해 전구하는 중보 기도 천주교에서 묵주알을 굴리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복음 선포와 수난, 부활과 승천, 성령 강림에 이르는 신비들을 성모 마리아와 더불어 묵상하며 바치는 묵주기도는 대표적인 중보 기도 가운데 하나다. 가톨릭평화신문 DB 개신교는 성모님과 성인들에게 전구 기도하는 것을 왜 반대하나요? 그리스도인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한 분께만 기도를 바칩니다. 천주교 신자가 성모님과 성인들에게 익숙하게 바치는 것은 자신의 기도를 하느님께 청해달라는 전구(轉求)에 속합니다. ‘전구’란 다른 사람을 위하여 대신 간청하고 탄원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따라서 성모님과 성인들에게 바치는 것은 우리의 바람을 하느님께 전달해 달라고 청하는 전구기도로, 하느님께 직접 청하는 기도와 다른 것입니다...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8)성모님의 평생 동정성

오직 예수님의 어머니로만 사신 성모님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있는 피에타 조각상. 천주교에서는 성모님께서 오직 예수님의 어머니로만 평생 사셨으며 모든 이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이시기에 예수님 외에 다른 이에게 혈연의 어머니이실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DB 개신교가 반대하는 성모님의 평생 동정성을 천주교는 왜 강조하나요? 천주교는 성모님께서 동정으로 예수님을 낳으셨을 뿐만 아니라(루카 1,34 참조) 출산 이후에도 평생 동정을 지키셨다고 가르칩니다. 개신교는 성경에 기록된 대로 성모님의 동정 출산은 믿지만 평생 동정을 지킨 것은 아니고 예수님의 형제들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개신교는 복음서에 “아들을 낳을 때까지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았다.”(마태 1,25)라는 표현과 ‘예수님의 형제들..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7) 마리아교라는 오해

성모님께 공경을 드리는 교회의 전통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모상 앞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DB 한국의 개신교는 천주교를 왜 ‘마리아교’라고 부르나요? 적지 않은 개신교 신자가 천주교를 마리아교로 오해하고는 합니다. 천주교가 마리아를 숭배하고 있다고 여기고 이를 우상 숭배로 비난합니다. 천주교가 마리아를 신처럼 숭배하거나 흠숭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그리스도의 구원 역사에 가장 훌륭하게 협력하신 분이시기에 공경하는 것이라고 설명해도 개신교 신자는 잘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마리아 공경에 대한 신심은, 초대 교회 박해 시대의 지하 묘지(카타콤바)에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안고 계시는 벽화가 있다는 사실로도, 성모님 공경의 전통이 초대 교회부터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개신교 신자가 ..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6) 교무금과 십일조

한국 천주교는 신자에게 십일조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진 않지만, 신자라면 누구나 교회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형편에 따라 교무금을 정성껏 봉헌할 의무가 있음을 분명히 한다. 사진은 교무금 통장과 교무금. 가톨릭평화신문 DB 천주교의 교무금과 개신교의 십일조는 같은 건가요? 십일조(十一條)란 본래 구약 성경의 율법에서 유래한 것으로 자신이 벌어들인 재화의 십분의 일을 하느님께 바쳐야 한다고 규정한 것입니다. 한국 천주교는 신자에게 십일조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지는 않지만, 신자라면 누구나 교회의 유지와 발전을 위하여 형편에 따라 교무금을 정성껏 봉헌할 의무가 있음을 분명히 합니다. 미사 때 바치는 헌금은 주님 제단에 자신의 소출의 일부를 바치는 봉헌 예식을 대신하지만, 교무금은 교회를 유지하는 데 일조해야 할 신자..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5)사제의 독신과 목사의 혼인

예수님 모범과 말씀에 따른 사제 독신제 한 사제가 수단과 로만 칼라를 착용한 채 거리를 걷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신부는 독신을 지키고 목사는 왜 혼인을 하나요? 성직자와 목회자의 혼인 문제는 현대 사회에서 민감한 주제입니다. 가톨릭교회가 아닌 정교회와 성공회, 개신교 교단에서는 목회자의 혼인을 허용합니다. 정교회와 성공회의 신부나 개신교 목사 가운데 독신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교회 신부는 보제(가톨릭의 부제) 서품 이전에 혼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지만, 서품 이후에는 혼인할 수 없습니다. 반면에 가톨릭교회에서는 예수님의 모범과 말씀(마태 19,12 참조)에 따라 사제 독신제가 시작되었고, 이는 바오로 사도의 모범과 권고(1코린 7,32-35 참조)에도 근거합니다. 사제 독신제에 대한 전통은 ..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4) 십자고상과 십자가

예수님 수난 형상 새겨진 천주교의 십자고상 프란치스코 교황이 7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십자고상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OSV 천주교의 십자고상과 개신교의 십자가는 왜 서로 다른가요? 십자가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중심입니다. 예수님께서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시고 성부의 뜻에 따라 자신을 대속의 희생양으로 바치셨고, 이로 말미암아 인류를 죄와 죽음으로부터 구원하셨다는 가장 중요한 구원의 신비가 십자가에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는 본래 로마 제국에서 최고의 흉악범에게 내려지는 고통스러운 사형 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신 예수님께서 죽음의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셨기에 십자가는 동시에 승리의 표징이 되기도 합니다. 전통적으로 천주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바치..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3) 하느님과 하나님

신을 다르게 부르는 한국 천주교와 개신교 2022년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에 참여한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 회원들이 교회 일치와 인간 존엄과 정의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모든 이들을 축복하고 있다. 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제공 천주교에서는 ‘하느님’이고, 개신교에서는 왜 ‘하나님’인가요? 천주교와 개신교 신자의 일치에 첫 번째 걸림돌은 신의 이름을 ‘하느님’과 ‘하나님’으로 다르게 부르는 것입니다. 신을 가리키는 히브리어 ‘엘로힘’, 그리스어 ‘테오스’, 라틴어 ‘데우스’, 영어 ‘갓’을 천주교와 개신교가 다르게 번역하는 경우는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천주교는 본래 가톨릭 신앙의 보편성을 뜻하는 하늘의 주인을 섬기는 종교라는 의미로 하느님을 ‘천주’로 불렀습니다. 그러나 1977년 「공동 ..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2)그리스도를 표방하는 교단들

정통 교리에서 벗어난 이단들 몰몬교로 알려진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 모습 pixabay 제공 개신교 교단들 가운데 그리스도교를 표방하고 있지만 개신교 안에서는 이단으로 여겨지는 교단들이 있습니다. 먼저 ‘제칠일 안식일 예수 재림 교회’는 흔히 ‘안식교’, ‘안식일교’ 또는 ‘재림교’라고도 불립니다. 이 교단은 1863년 미국에서 개신교 근본주의, 회중주의, 특히 예수님의 실제적이고 급박한 재림을 강조하면서 일요일이 아닌 성경의 제칠일 안식일을 따라 금요일 해질 때부터 토요일 해질 때까지라고 믿으며 출범한 교단입니다. 시한부 종말론을 토대로 재림 운동이 강조되면서 엘런 화이트라는 17세 소녀의 예언을 바탕으로 그녀를 선지자로 섬깁니다. 기본 교리는 그리스도교 정통 교리를 따르지만, 예수 재림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