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특히 상담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종종 듣는 질문이 있다. “왜 사제가 되려고 하셨나요?” 사제품을 받을 때나 지금이나 이 질문은 늘 내 주변을 맴돌고 있다. 25주년 은경축을 맞은 사제에게 이젠 그만 물어볼 때도 되었는데도 말이다. 신자분들이야 당연히 현대사회에서 사제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잘 알기에 어떻게 성소를 받았는지, 어떻게 그 부르심에 응답한 것인지에 대해 궁금하실 것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의 답변은 한결같기에 간혹 듣는 분들에게는 실망을 안겨드린다. “사제가 된 이유를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제 삶인 것 같이 느껴질 뿐,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처음엔 정말 사제가 된 이유를 신자분들이 궁금해하는 줄만 알았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