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2월 17일 다해 사순 제1주일

dariaofs 2013. 2. 17. 00:49

 

                                                                                      (루카 4,1-13)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2월 17일의 복음 말씀은

루카복음 4장 1절-13절,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시다.'입니다.

 

사탄의 첫 번째 유혹은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라는 유혹이고,

두 번째 유혹은 악마를(사탄을) 섬기라는 유혹이고,

세 번째 유혹은 하느님을 시험해 보라는 유혹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예수님께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라고 요구했습니다.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마태 27,40)."

그런데 사실은, 당시 사람들은 예수님의 활동 기간 동안 줄곧

그런 요구를 했습니다(마태 12,38 ; 16,1).

 

그래서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라는 유혹은

예수님의 지상 생애의 첫 번째이자 마지막 유혹이면서 동시에

끊임없이 받았던 유혹입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이라는 사탄의 말은,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믿고 싶어서 믿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믿기 싫어서 거부하는 태도입니다.

 

(이 두 가지는 확실하게 구분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사탄의 경우에는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인정하기 싫어서 그것을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인정하기도 싫고 받아들이기도 싫고 믿는 것도 싫어서

예수님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놀라운 기적을 보여 주어도 안 믿습니다.

당시에 예수님을 안 믿었던 사람들은 모두 그런 태도를 보였습니다.

 

만일에 사람들의 요구대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내려왔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속임수라고 하면서 안 믿었을 것입니다.

(부활을 속임수라고 했던 것처럼.)

 

만일에 예수님이 사탄의 유혹대로 돌을 빵으로 만들었다면?

사탄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것을 더 해보라고 했을 것입니다.

 

사탄의 세 번째 유혹은 하느님을 시험해 보라는 유혹인데,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이라는 말이 다시 사용되고 있어서

첫 번째 유혹과 거의 비슷한 유혹으로 해석할 수 있고,

그렇다면 사탄이 하는 말은

'하느님께서 보호해 주신다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이 증명될 것이다.'

라는 뜻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 라는 말씀으로

첫 번째 유혹을 물리치시고,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라는 말씀으로

세 번째 유혹을 물리치시는데,

첫 번째 경우에,

사탄이 빵으로 유혹을 했기 때문에 빵으로 대답하신 것일 뿐이고,

예수님 말씀의 뜻은,

"내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너에게 증명할 이유가 없다."입니다.

예수님의 세 번째 말씀도 '내가 너에게 증명할 이유가 없다.' 라는 뜻입니다.

 

증명할 이유가 없으니 하느님을 시험해 볼 이유도 없습니다.

사탄은 그냥 물리쳐야 할 존재입니다.

사탄에게 뭔가를 증명하거나

사탄과 토론을 하거나 사탄을 설득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하느님을 시험해 본다는 것은 믿음 없는 태도입니다.

믿는다면 시험해 볼 이유가 없습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이라는 유혹은 오늘날의 우리들에게는

'하느님이 정말 계신다면', 또는 '하느님이 정말 나를 사랑하신다면'

같은 유혹으로 다가옵니다.

 

우리가 어떤 시련과 고난을 겪을 때,

'하느님이 정말로 계시는 것일까?' 라는 의심이 들거나

'하느님이 정말 나를 사랑하시는 것일까?' 라는 의심이 드는 것이

바로 그런 유혹입니다.

그런 유혹을 물리치는 방법은 믿음과 기도뿐입니다(마태 17,20 ; 마르 9,29).

 

사탄의 두 번째 유혹은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지위를 포기하라는 유혹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인정한 것은 아닙니다.)

 

이 유혹도 첫 번째 유혹과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탄이 세속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주겠다고 말하는 것은,

'나를 섬기고 숭배하면 내가 돌을 빵으로 만들어 주겠다.'

라는 뜻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야 한다.' 라는 말씀으로

두 번째 유혹을 물리치시는데, 좀 거칠게 표현하면,

'굶어죽더라도 너를 섬기지는 않겠다.' 라는 뜻의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시니 당연히 하느님만을 섬기겠다는 뜻입니다.)

 

로마제국의 박해 때에 순교자들이 황제숭배를 거부하고 죽은 것도

'죽었으면 죽었지 사탄을 섬길 수는 없다.' 라는 뜻이었습니다.

 

오늘날의 우리들도 사탄의 유혹과도 같은 세속의 유혹을 늘 받고 있습니다.

권력, 명예, 돈, 어떤 세속적인 욕망에 관한 유혹들이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히고, 신앙생활을 방해합니다.

만일에 지금 어떤 세속적인 것들을 하느님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이미 사탄의 유혹에 넘어갔다는 뜻입니다.

 

(유혹에 넘어갔다면 너무 깊이 빠져들기 전에 서둘러서 회개해야 합니다.

좋게 표현하면, 유혹에 넘어갔더라도 회개하면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