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3월 9일 다해 로마의 성녀 프란체스카 수도자 기념 허용

dariaofs 2013. 3. 9. 07:58

 

                                                                                   (루카 18,9-14)

 

 

 

<바리사이와 세리의 비유>

 

예수님께서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들(루카 18,9)'에게

'바리사이와 세리의 비유(루카 18,10-14)'를 말씀하십니다.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는 것'은

14절에서 말하는 '자신을 높이는 것'과 같고, 이것은 '교만'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것'은

자기 마음대로 다른 사람들을 죄인으로 판단하고 단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하느님의 심판 권한을 침해하는 죄가 되기도 하고,

이웃사랑을 거스르는 죄가 되기도 합니다.

 

어떻든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들'은

바리사이들 같은 위선자들을 뜻하고,

'바리사이와 세리의 비유'는

그런 위선자들을 훈계하기 위해서 그들에게 말씀하신 비유입니다.

그러나 이 비유는 바리사이라는 특정 집단에만 해당되는 가르침이 아니라

모든 위선자들과 모든 죄인들에게 다 해당되는 가르침입니다.

 

(당시의 바리사이들이 대체로 교만했고, 위선자들이었지만

모든 바리사이가 예외 없이 다 교만했고 위선자였던 것은 아니고,

당시의 세리들이 대부분 도둑이었고 죄인이었지만

모든 세리가 예외 없이 다 그랬던 것도 아닙니다.

 

'회개'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는데,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회개한 바리사이들도 있었고,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도 회개하지 않은 세리들도 있었습니다.

만일에 오늘날의 우리가 바리사이는 무조건 다 위선자들이고,

세리는 무조건 다 회개한 죄인이라고 생각하고 말한다면,

그것도 잘못된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일이 됩니다.)

 

비유 속의 바리사이를 보면, 그는 기도를 하면서

자기가 하지 않은 일과 자기가 한 일을 하느님께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그 바리사이가 '꼿꼿이 서서 혼잣말로' 기도를 했다는 표현은(11절),

그가 하는 말은 기도라고 할 수 없고,

자기 자랑을 하는 혼잣말일 뿐이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가 자기는 강도짓을 하지 않았고, 불의를 저지르지 않았고,

간음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은 아닐 것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십일조를 바친다는 말도 사실일 것입니다.

 

그러나 강도짓, 불의, 간음은 인간이라면 당연히 하면 안 되는 일들입니다.

단식과 십일조도 당시의 기준으로는 당연히 해야 할 기본적인 일들입니다.

그래서 그런 죄들을 짓지 않았고, 단식을 했고, 십일조를 바쳤다는 것 등은

자랑거리가 되지 못합니다.

 

또 그는 자기가 그렇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고 말하는데,

자랑거리가 아닌 일들을 자랑하면서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것은

진짜로 감사해서 감사드리는 것이 아니라 형식적으로 덧붙인 빈말일 뿐입니다.

 

더욱이 그 바리사이는 '다른 사람들'과 '저 세리'를 모두

강도짓과 불의와 간음을 하는 자라고 자기 마음대로 판단하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고 단죄하는 것 자체가 죄입니다.

그래서 그 바리사이는 기도를 하러 성전에 가서 죄만 짓고 있습니다.

 

이제 반대로 세리를 보면,

그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하느님께 자비를 청하는 기도를 합니다.

그의 그런 모습은 자기가 진짜로 죄인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고,

참으로 회개를 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그 세리는 진짜로 죄를 지은 죄인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진실하게 회개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집으로 돌아가서

자기의 죄를 속죄하기 위한 일들을(보속을) 실천했을 것입니다.

그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하느님께서 그의 죄를 보지 않으시고 그의 회개를 보셨음을 뜻합니다.

(아마도 하느님께서는 그의 현재의 회개만 보신 것이 아니라

그가 보속을 실천하는 미래의 모습까지도 보셨을 것입니다.)

 

그러면 바리사이가 하느님으로부터 의롭다고 인정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도를 어떻게 바쳐야 할까?

답은 간단합니다.

세리처럼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라고 하면 됩니다.

겉으로만(말로만) 하지 말고 진심으로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그 전에 자기 자신이 하느님께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죄인이라는 자각을 하고 있어야 합니다.

 

만일에 속으로는 자기가 죄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죄를 지은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만 진실하게 회개하는 척 행동한다면, 그것이 바로 위선입니다.

 

산상 설교에 들어 있는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마라(마태 6,16)."

라는 예수님 말씀은, '회개하는 척 하지 마라.' 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늘날에도 '상습적으로' 회개하는 모습을 겉으로 드러내는 사람이 실제로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겉으로 보이는 그 사람의 회개 모습만 보고 속을지 몰라도

하느님께서는 그 속마음과 위선을 꿰뚫어보실 것입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