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 요한 13,1-15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요한 13,14)
교회는 성삼일 전례를 통하여 주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의 파스카 신비를 거룩하고 장엄하게 기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죽으실 것을 예감하시며, 사랑하는 제자들과 고별만찬을 드십니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요한 13,1)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1코린 11,24) 빵과 포도주를 나누고, 예수그리스도를 기억하며, 주님의 죽으심을 전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목숨 바쳐 전부를 건네주신 그 사랑을 기억하여 실천하라는 말씀이지요. 성만찬은 예수님께서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라 하신, 주고 나누는 행위를 뜻합니다. 우리의 일상도 그렇게 많은 이들과 삶을 공유하고 나누는 성만찬이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신 다음,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십니다(13,4-5). 예수님의 대야에는 사랑의 물이 담겨 있었으나, 빌라도의 대야에는 비겁함과 무책임의 물이 채워졌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분께서 자신을 낮추시어, 친히 인간의 발을 씻어주셨듯이, 우리도 대접받을 생각을 버리고 다른 이들을 극진히 섬겨야겠습니다. 섬김은 사랑의 구체적인 표현입니다. 따라서 더 잘 섬기도록 더 큰 사랑을 지니도록 힘써야겠지요. 그런데 베드로는 예수님의 발씻김을 거절합니다. 그러자 그분께서 이르십니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13,8) 열린 마음으로 하느님의 사랑에 맡길 줄 알아야, 그 사랑으로 서로 사랑할 수 있다는 말씀이지요. 낮추어 사랑으로 '서로' 섬기는 것이 바로 성만찬례와 제자직의 본질입니다. 그렇게 자신을 밥으로 내어주는 사랑으로 주님의 죽음을 선포해야겠지요. 나눔을 실천하지 않고 가난한 이들을 무시하는 태도로 성만찬례를 드려선 안 되는 까닭입니다. 지속적임 회개로 일상 안에서 친교와 섬김의 성만찬을 거행하는 우리이길 희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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