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심리학적 성경묵상

마태오 19장 16절 ~ 26절 겉멋

dariaofs 2018. 9. 6. 03:30

복음을 읽다보면 주님이 너무 하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계명을 다 지킨 청년에게 주님께서는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고당신을 따르라고 하십니다.


당연히 청년은 고민을 하면서 돌아가는데 주님은 거기다 대고 더 잔인하게 들리는 말씀을 하십니다.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빠져나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말입니다.

 

이런 주님의 말씀은 교회 안에서 부자로 보이는 사람들을 무의식적으로 소외시키는 경향을 낳게 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의 무능력을 감추는 논리로 사용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하였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주님이 여러분에게 모든 재산을 다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당신을 따르라고 한다면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아무리 가진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소유물을 내어놓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입니다.


본당에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쓰지 않는 물건을 주자고 하여서 집안의 물건을 정리하려다 보면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것들에 아까운 생각이 드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건만


아예 통째로 자신의 소유물을 다 내어 놓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왜 주님게서는 청년에게 감당키 어려운 요구를 하셨는가?


만약 청년이 그냥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그런 요구를 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청년이 원한 것은 주님의 제자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청년은 주님의 제자가 되려하는데 진정으로 내면의 변화를 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겉멋으로 주님의 제자가 되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청년은 자신이 가진 것 중에서 여분의 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면서 착한 사람이란 칭찬을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칭찬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서 그당시 사람들이 존경하던 예언자인

주님의 자리라는 '간판'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는 청년이 착하긴 하지만 겉멋으로 당신의 제자가 되겟다고 하는 것을 간파하셨기에

청년이 가진 자기도취를 깨뜨리고 진정으로 내적변화를 꾀하도록하기 위해서 청년이 감당하지 못할 요구

하지만 주님의 제자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삶의 자세를 요구하셨던 것입니다.

 

이 청년과 비슷하게 겉멋 들린 사람들에게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내적 성장을 하기 어렵다는 경고가 바로 이 복음의 내용입니다.


홍성남 마태오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