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복음의 내용은 종말에 대한 예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종교인들이 이 복음을 근거로 세상종말의 날이 다가왔다며 자기 신도들을 은밀히 위협하는 일들이 빈번합니다.
그러면 이 복음의 내용은 어떻게 이해하여야 하는가?
역사적으로 복음의 내용처럼 세상이 흉흉한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종말의 공포에 시달렸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가 싶게 다 잊어버리고 삽니다.
그러나 복음의 내용만 보고서 심하게 겁먹을 필요 없습니다.
주님도 일종의 경고로 말씀하신 것이지, 그 이상의 의미를 두지는 않으셨겠지요.
그런데 이 복음은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흥미를 가지게 합니다.
왜냐?
복음의 내용전개가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심리 상태를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치료법까지 알려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마음에 불안함이 큽니다.
복음에서는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소문에 불안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것은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불안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주변에서 직접 일어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예측을 늘 좋지 않은 방향으로 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또한 불길하고 불행한 것들만 선택적으로 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때로는 불안감에서 빠져나오지 않는 길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대로 머물러 있기도 합니다.
편안한 상태에 있게 되면 더 불안해하고 걱정하면서 불안한 상태에 있을 때를 편안해 합니다.
14장 7절을 보면 민족과 민족이 맞서 일어나고 나라와 나라가 맞서 일어난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내적인 상태인 갈등현상을 표현합니다.
즉 마음이 이리저리 갈라지고 찢어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곳곳에 기근이 일어나고 지진이 발생하다는 것도 우울증에 걸려 마음이 황폐해지고 심리적으로 무너지는 현상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9절에서는 사람들이 너희를 환난 속에 몰아넣고 죽일 것이다 하였습니다.
이것은 우울증환자들이 가진 머릿속의 명령어,
'너 같은 것은 죽는 게 나아', '너 같은게 살아서 무엇 하냐' 같은 심한 비난의 말을 뜻합니다.
이렇게 자기비난이 심해지면 마음이 지쳐 죽고 싶은 생각만 들게 됩니다.
11절을 보면 거짓 예언자들이 나타난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나의 마음을 병적인 상태로 이끄는 내 안의 소리들을 의미합니다.
우울증이나 불안감이 심한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자신들을 도와주려 하는 말보다 힘들게 하는 쪽의 말을 따라가는 경향이 강합니다.
즉 자신들을 위로해주고 안심시키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사람들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불안감을 가진 사람들을 부추겨서 더욱 심한 불안에 빠뜨려 그 사람의 마음을 노예처럼 다루는 사람들을 선호합니다.
이렇게 정신적인 힘겨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23절에서 "그때에 누가 너희에게 보라, 그리스도께서 여기 계시다" 또는 "아니, 여기 계시다고 하여도 믿지 말라, 동쪽에서 친 번개가 서쪽까지 비추듯이 사람의 아들의 재림도 그러할 것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주님은 사람을 이리저리로 불안하게 이끄는 분이 아니라
자신의 병적인 상태를 단번에 깨닫게 해주시는 분이란 뜻입니다.
사람들은, 우울하고 불안한 자신들의 마음이, 자기 스스로 만들어 낸 허상과 망상, 즉 마야란 것을 깨닫게 될 때,
불안함을 가중시키는 사람들을 찾지 않게되고, 자기 안에서 하느님의 빛을 보게 된다고 합니다.
사람의 마음이나 감정은 생각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울증환자들은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병적인 생각들과 통제 불능의 부정적인 생각들로 인하여
늘 마음이 불안하고 우울합니다.
마음이 날아다니는 폭탄 때문에 불안해하는 아이처럼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 불안감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길은 오로지 주님의 말씀만을 따르는 것입니다.
자신의 발목을 잡는 불길한 생각의 덫에 걸리지 말고, 자신의 의지로 그것에서 벗어냐야 합니다.
우리를 살리시려는 주님의 말씀에 집중하여야 불안과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홍성남 마태오 신부(가톨릭 영성심리 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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