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복음은 아들이 오는 날 즉 종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오해살 소지가 다분합니다.
홍수 이전에 사람들이,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기 전까지,
먹고 마시고 시집가고 장가가고 하다가 휩쓸었다는 말씀이 나오는데,
마시고 결혼하는 것이 잘못된 일 인양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아주 보수적인 신앙인들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다.
먹고 마시고 결혼하는 것들, 즉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무조건 세속적이라고 합니다.
심지어는 세속을 떠나려 세상과 등진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세상과 세속은 엄밀히 다릅니다.
세상은 사람이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터입니다.
세상은 사람들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어떤 욕구를 충족시켜주는가?
에릭 프롬(Erich Fromm) 사회심리학자는 말합니다.
사람은 발달하면서 여러가지 다른 욕구들을 만든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기본욕구들이 있다.
애정과 이해를 통하여 인간관계 재정립을 하려는 관계의 욕구,
이성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와 잠재력을 발전시키려는 욕구인 초월의 욕구,
어떤 환경을 구분하는 정체성에 대한 욕구,
자신과 자신이 처한 환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일관된 관점의 욕구들이다.
이 욕구들은 다 세상살이에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세상이 세속적이라서 세상을 떠나 마음의 건강함을 찾으려한다는 것은 넌센스 입니다.
세속이란 무엇인가?
그런 세상에 살면서 건강하지 못하고 병든 마음을 갖는 것을 세속이라고 합니다.
세속적으로 사는 사람들은 기도하지 않는 사람, 종교를 갖지않는 사람,
죄 짓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한정하는 것은 편견입니다.
세속적인 사람은, 일상인들사이만이 아니라, 어떤 종교나 지위에도 다 존재합니다.
세속이란 병적인 상태로 누구나 다 가질 수 있고, 극복해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건강한 사람들과 덜 세속적인 사람들의 특성은 무엇인가?
네 가지 특성이 있습니다.
생산적인 사랑을 할 줄 압니다.
생산적인 생각을 할 줄 압니다.
행복을 추구합니다.
마음 안의 양심이 살아있습니다.
이 네 가지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것들입니다.
이 필수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세상살이를 하는 사람들에게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극해 오산이고 편견입니다.
오히려 극단적인 수도생활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에
이런 세속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이 종교사에도 입증이 되고 있습니다.
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박해한 바리사이나 사두가이파들이 바로
그런 세속형의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성경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많은 신자 분들은 자신들이, 세상살이를 하면서 죄를 짓기 때문에,
세속적이라고 생각하시고 자기비난을 하십니다.
그러나 말씀드린 것처럼 세속과 세상은 다른 것입니다.
세상살이를 벗어나서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처럼,
마음 안에 세속적인 것을 품고 살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고
자기 자신에 대한 비난을 그만 하시길 바랍니다.
홍성남 마태오 신부(가톨릭 영성심리 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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