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마음을 주고 있는가 하는 것을 아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선물입니다. 누구 선물을 준다는데 기분 좋지 않은 분 혹시 계신지요?
선물은 받을 때 부담이 되지만 받고나면 기분이 좋은 것이지요. 또 우리는 누군가가 마음에 들면 선물을 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마음에드는 정도에 따라서 선물의 등급이 달라집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는 자기에게 부담이 될 정도의 선물을 하게 됩니다. 자기마음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마음이 가는 정도가 약해질수록 선물의 질적인 수준이 떨어집니다. 심지어는 자기가 버릴 물건을 선물이라고 하면서 주기도 합니다. 이런 선물은 받으면서 오히려 기분이 나빠집니다.
어떤 여인이 예수님께 값비싼 향유를 선물하였습니다. 예수님을 얼마나 흠모하였던지. 그 비싼 향유를 주님의 머리에 아낌없이 부었습니다. 자기가 사랑하고 흠모하는 분에게 자신이 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을 드린 것입니다.
아마도 여인은 향유를 사면서 많이 망설였을지도 모릅니다. 자기처지에 부담되는 선물을 사려니 마음이 선뜻 내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인은 그런 마음의 부담을 떨쳐버리고 주님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하여 기꺼운 마음으로 향유를 사서 주님의 머리에 붓습니다.
주님은, 여인의 선물에 담긴 성의에 얼마나 감동을 받을셨는지, 축복의 말씀을 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온 세상 어디든지 이 복음이 선포된는 곳마다 이 여자가 한 일도 전해져서 이 여자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얼마나 큰 축복입니까? 여인은 이름도 출신도 알려지지 않은 말 그대로 무명의 여인이었습니다. 주님께서는 그 여인이 과거에 어떻게 살았는지, 지금은 무엇을 하고 사는지, 여인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한 마디도 묻지 않으셨습니다.
단지 여인이 당신에게 보여준 사랑, 당신에게 보여준 성의 하나만을 보시고, 모든 것을 다 용서하여 주시고 큰 축복을 내려주십니다.
간혹 어떤 분들은 사람이 구원을 얻으려면, 그 영혼이 죄 하나 짓지 않은 순백의 상태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을 구원강박증에 빠뜨리고 종교적 우울증에 걸리게 하곤합니다.
막상 주님이 원하시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당신에 대한 사랑입니다. 비록 몸과 마음이 약해서 주님의 뜻대로 살지 못하지만, 그런 자신을 부끄러워하면서도 주님에 대한 흠모의 마음을 잃지 않고 무엇인가 선물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런 당신의 간절한 마음을 바로 향유를 부은 여인을 통하여 드러내고 계십니다.
자, 그런데 제자들은 왜 여인의 행위에 부정적으로 말한 것일까요? 제자들은 누구를 비난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자기는 선물하지 않으면서 남이 하는 선물에 대하여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사람들은 대개 적개심, 질투심이 강한 사람들입니다.
제자들은 여인의 행동에 대하여 비난한 것이 아니라, 우회적으로 주님을 바난함으로써, 평소 주님에게 경쟁심과 질투심을 가졌던 자신들의 본심을 그러내고 만것입니다.
만약 제자들이 주님게 진정으로 스승으로서 흠모하는 마음을 가졌다면 어떤 사람이 선물할 때 그렇게 비난하겠습니까? 오히려 고마워하고 그렇게 선물 못하는 자신들이 참으로 부끄럽고 아타까웠을 것입니다.
이렇듯이 선물은 인간관계에서 사람의 마음을 드러내지만 하느님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을 드러닙니다.
죄를 지어서 하느님께 가까이 갈 수 없고 구원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주님께서 무엇을 좋아하시는지 알아내어 그것을 선물로 드리시길 바랍니다.
홍성남 마태오 신부(가톨릭 영성심리 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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