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처럼
그 언제서 부터인가 걸어 걸어 걸어 오는 이 길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가야만 하는지
당프 24~25 또다른 어려운 학습, 진실하게 살아가는 자
아버지와의 결별 후 산 다미아노 성당을 수리하기 시작하는 프란치스코를 지켜보던 사람이 있었으니 본당 신부님 ~ 이전에 바라보던 삐딱한 시선을 거둔 뒤 음식을 챙겨주는 등 힘에 부쳐 보이는 프란치스코를 도와주기로 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알몸살이를 결심을 한 프란치스코는 이 모든 안전과 보호를 정중히 거절한다. 여느 걸인들처럼 로마여행에서 한차례 경험한 것처럼 남의 집 대문을 두들기며 동냥을 청한다.
사실 동냥해서 얻은 음식들이 이전의 그로써는 먹기가 어려운 일이었다.
모든 음식찌꺼기가 모여서 비벼진^^ 산채비빔밥^^ 부잣집 성찬에 잘 먹던 그에게 그것은 곧 역겨움 그 자체 ~하지만 그는 나환자를 체험한 때처럼 가난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포옹하듯 기꺼이 그 음식물을 꿀떡 삼킨다.
이후 유유상종(類類相從) 온 동네 걸인들과 친구가 된다. 동냥을 함께 나누고 함께 돌을 운반하며 성벽을 쌓고 ~ 이 모습을 바라보던 동네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씩 누그러져 간다.
그들 중 고귀한 귀족 아가씨 한 명이 맑고도 푸른눈으로 그 행동을 또렷이 바라보고 있었으니 13세 클라라 파바로네 ~ 쉬피백작의 궁에 살던 그녀는 창문을 통해 그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프란치스코를 몰래 바라본다.
남루한 거지 옷 그러나 기쁨에 넘치는 얼굴로 돌을 동냥하는 그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진실됨 + 진리추구의 열정 + 참된 행복의 모습을 발견한다.
프란치스칸에게 동냥은 어떤 의미인가? 사부님 글 중 ‘주님과 그 어머니께서도 얼굴이 차돌같이 변하지 않으셨다고’ ~ 스테파노의 쪽방체험 중에서 힌트를^^
스테파노가 쪽방체험을 갔는데 거기서 그가 마주친 신씨 아저씨 ~ 구제불능의 술꾼, 늘 취한채로 살다가 넘어져서 머리를 크게 다쳐 수술을 하신 분 ~
이후 술을 끊고 새로운 삶을 살려고 결심했지만 스테파노를 만난 그 날이 술 끊은 마지막 날이었으니 ~ 다음날부터 방에서 칩거하며 술만 마셔대고 ~ 방안에서 오줌과 똥을 해결해 ~
갈 때마다 취해서 대화가 안됨 ~ 재인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방청소 ~ 초기에는 그래도 정성을 다해서 치워줌 ~
그러나 며칠 지나면 더 더러워져 있어 ~ 나중에는 맨붕^^ 이게 뭐지? 이 무슨 의미? 하지만 이런 모습을 보며 재인이는 문득 이것이 바로 나의 모습이 아닐까를 성찰해낸다.
이렇게 ~ 하느님께서도 내 마음 깨끗이 해주시고 새롭게 해주셔도 난 나의 부족함과 나약함으로 또 더럽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이런 부족한 나를 향해 끊임없이 빛을 비춰주신다.
그런 의미에서 거지가 된다는 것, 동냥을 한다는 것은 역발상이다. 강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것이다. 자발적으로 은총에 기대는 삶, 은총을 바라보는 삶이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후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고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길을 걷게 된다.
나눔꺼리 : 나의 동냥살이는?
나의 작음 무능함을 처절히 느낀 적은?
그것을 통해서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한 적은?
'도분도 신부의 추묵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이 빛나는 밤에 (0) | 2019.03.10 |
---|---|
줄탁동시(♬ 알았네) (0) | 2019.02.04 |
오 나의 자비로운 주여 (0) | 2018.11.15 |
갈색날개를 달고 (0) | 2018.10.12 |
푸른깨침 (0) | 2018.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