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복음내용은 예수님이 심문을 받으시는 구절입니다. 당신이 죽어야 될 판결문을 작성하기 위한 심문의 자리입니다.
당연히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든지 예수님을 해코지하려고 했었기 때문에 분위기가 살기등등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시고 그냥 묵묵부답이셨던 것입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심문을 당하고 있는데 왜 대답을 안 하셨을까요? 만약 어떤 사람이 나에게 있지도 않은 일을 만들어서 모함 할 때 가만히 있겠습니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비난하는 소리를 들으면 반응을 보이기 마련인데 주님께서는 당연한 반응을 전혀 보이지 않으신 것입니다.
주님이 당신 인생을 포기하셔서 그러신 것일까요? 아니면 주위사람들이 하도 살기등등해서 주눅이 들어서 그러신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주위의 비난하는 소리에 담담하게 서계셨던 것은 당신이 가야할 길에 대하여 마음의 정리가 끝나셔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신을 모략하고 비난하는 소리들이 그냥 공염불처럼 들리셨던 것입니다.
우리들도 살아가면서 온갖 오해와 비난으로 마음 상하고 힘겨운 일을 많이 겪는데 내가 마음정리가 끝나면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음을 정리한다는 것이 힘들다고 얘기합니다.
예수님도 마음을 정리하시느라 애태우시다가, 당신의 마음을 정리하고 굳히신 때가 있었다고 합니다. 언제일까요? 겟세마니(Gethsemanei) 동산에서 밤새도록 기도하시면서 죽기 싫다고 어린아이처럼 기도하셨습니다.
하느님께 아이처럼 매달리셨던 것입니다. 기도를 다 하시고 난 다음에 마음을 정리하셨습니다. 그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내려오셨습니다.
우리도 인생을 살다보면 마음이 파도에 흔들리는 배처럼 될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힘들 때 하느님을 찾아 내안에 있는 것을, 내 속사정을 긴긴 시간동안 털어놓으며 애처럼 자꾸 얘기해야 합니다.
그런 기도를 하다보면 내가 꼭 해야 될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일, 해서는 안 될 일들이 선명하게 구분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자기마음을 정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마음정리를 하고나면 다음에는 반드시 좋은 일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면 우리가 우리자신을 심문하는 현상이 생깁니다. 내가 내 자신을 들볶아댑니다.
이런 병을 강박신경증이라 합니다. 이 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마음정리를 잘 해야 하고 마음정리를 잘 하려면 주님께 속 시원히 털어놓는 기도를 잘 해야 하는 것입니다.
홍성남 마태오 신부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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