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그리스도의 사람이기 때문에 너희에게 마실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 (마르 9,41)
여러분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이것저것 받는 것이 많지요? 그 이유가 뭔지 아세요? 그건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사람이기 때문이랍니다.
여러분들이 잘 나서도 아니고 이쁜 짓을 많이 해서도 결코 아니랍니다. 단지 그리스도의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여러분들은 많은 것을 받고 살아갑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그렇게 하라고 하셨기 때문이지요. 그리스도의 사람이라는 이유 때문에 물 한잔이라도 주는 사람은 큰 상을 받게 될 것이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상은커녕 벌을 받을지도 모르니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잘 해 주는 건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다른 사람에게 잘 해 주십시오.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 단지 그가 그리스도의 사람이라는 그 이유 때문에 말입니다. 그 사람의 인격이나 덕행 등은 볼 필요가 없습니다. 그 사람의 품행이나 스팩을 볼 필요도 없습니다.
그가 나중에 나에게 힘이 될 거라는 생각도 필요 없습니다. 그저 그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요 그리스도의 사람이고 나의 형제자매이기 때문에 잘 해 주십시오. 그러면 여러분들이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게 될 것입니다. 아무렴요. 꼭 그리 되시길 축원합니다.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오히려 낫다."(9,42)
이 말씀은 무시무시하게 들리지요. 그런데 사실 당신을 믿는 이들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시는지 드러내 주시는 아름다운 표현이랍니다.
"내 새끼에게 손끝 하나라도 다치게 하면 너희는 다 죽을 줄 알아!"라고 강력한 경고와 엄포를 내리는 의리 빼면 시체인 조폭두목 같지 않나요.
그러고 보면 우리가 그나마 큰 죄를 안 짓고 살아가고 있다면, 그건 아마도 늘 예수님이 이렇게 우리를 보호해 주시고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우리도 우리가 짓는 죄 중에 다른 사람을 죄 짓게 만드는 죄가 가장 큰 벌을 받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습니다.
내가 짓는 죄로 내가 망가지고 벌 받는 것은 자업자득이지만, 나 때문에 왜 멀쩡한 다른 사람이 죄를 짓고 그 때문에 큰 고통과 형벌을 당해야 하나요? 내 죄가 더 크지요. 아니 그 벌도 다 내가 받아야 마땅하지요.
그래서 오늘 집회서 저자는 "재산을 믿고 자신과 자신의 힘과 마음의 욕망을 따르면서 이 정도 죄야 괜찮아. 주님은 인자하시니 문제없어"(집회 5,1-6 참조)라고 생각지 마라고 당부하네요.
오히려 "주님께 돌아가기를 미루지 말고 하루하루 늦추려 하지 마라."(5,7)고 힘주어 말합니다.
예수님도 우리가 세상의 소금이 되어 세상을 부패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부패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평화의 사람이 될 것을 요청하십니다.
"소금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맛을 내겠느냐? 너희는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라."(마르 9,50)
굳이 이 대목에 "소금"에 대한 말씀을 덧붙인 까닭이 드러납니다. 소금은 부패를 방지하고 맛을 내며 일정한 염도로 각 재료의 고유한 맛을 유지시킵니다.
마음에 소금을 간직한다는 것은 우선 나의 내면부터 부패하지 않도록 정화하고 소독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내 안에 신선도와 맛이 유지되면 타인을 오염시키거나 넘어뜨리지 않겠지요.
또 다행히 그 타인도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있어 공동체 내부 관계가 이 상태에 이르면 "서로 평화롭게" 지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사실 누가 누구를 죄짓게 하겠습니까? 엄밀히 말해 자기만 조심하면 되지요. 내면에 소금을 간직한 이는 자기에게도 타인에게도 소금같은 존재가 될 것입니다.
"주님께 돌아가기를 미루지 말고 하루하루 늦추려 하지 마라."(집회 5,7) 그렇습니다. 벗님 여러분, 공동체 안에서 나부터 소금이 되기 위해 미루지 말고 늦추지 말고 내가 먼저 주님께 달려가야겠습니다.
개인의 성화와 공동체의 성화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불가분의 관계임을, 오늘의 미사 독서를 통해, 다시 한 번 새기게 됩니다.
오상선 바오로 신부(작은형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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