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3월 30일 다해 부활 성야

dariaofs 2013. 3. 30. 02:00

 (루카 24,1-12)

 

<부활>

 

예수님의 부활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고,

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예수님의 수난 기록은 아주 길고 자세한데

부활에 관한 내용은 짧고 간단하고,

마치 수난기에 첨부된 부록처럼 되어 있습니다.

중요도를 생각하면 반대로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이것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은 완료된 과거의 일이고,

예수님의 부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부활하신 예수님은 승천하시기 전에도, 승천하신 후에도

지금 우리와 함께 살아계신 분이기 때문에

부활에 관한 기록이 간단하다는 것입니다.

 

또는 복음서의 기록은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으로 마무리 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신앙생활) 안에서

계속 기록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이 아니라

부활해서 우리와 함께 살아계시는 예수님을 믿고 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이야기는 부활과 승천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믿는 사람들의 신앙생활을 통해서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사람이 되신 예수님의 지상 생애는 십자가에서 끝났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시기 전에

"다 이루어졌다(요한 19,30)." 라고 하신 말씀은

당신의 지상에서의 사명이 이루어졌다는 선언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의 사명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구원하는 일은 아직도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순시기와 성주간을 지낸 다음에 부활성야 미사까지 끝나면,

마치 무슨 숙제를 마친 것처럼 '이제 다 끝났다.' 라고 생각하면서

서로 수고했다고 인사하는 일이 많은데,

복잡한 전례와 행사가 끝났을 뿐이고, 예수님의 일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또 우리 자신의 인생이라는 이름의 사순시기와 십자가의 길도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회개하는 생활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천사가 여자들에게 말합니다.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루카 24,5)"

이 말은 '왜 예수님의 시신을 찾고 있느냐?' 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 박히셨던 그 몸으로

그대로 부활하셨기 때문에 시신이 없습니다.

어떻든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예수님을 찾지 말라는 말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과거의 역사 속의 인물로 생각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말은 또 지금 우리가 부활절을 경축하는 것은

과거의 사건을 경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탄생에 대해서는 몇 주년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부활에 대해서는 몇 주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과거의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오늘도 계속 진행 중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사건이

이천여 년 전의 어느 날 있었던 사건이라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날 이후로 우리가 부활을 경축하는 것은

'그 사건'만 경축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가운데에 예수님께서 살아 계심을 경축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분명히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도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그 사건'이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지금 살아 계신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만일에 실제로 죽은 것이 아니고 계속 살아 있었다고 한다면

부활 자체가 부정됩니다.

그래서 사도들은 예수님께서 분명히 죽으셨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관한 기록이 그렇게 길고 자세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죽음을 정복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안 믿는 사람들은 영원히 사는 방법을 개발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죽음 자체를 정복하지 못한다면 영원한 생명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에 나오는 기계인간이나

복제 인간 등은 수명을 조금 더 연장하는 모습일 뿐이고,

죽음을 완전히 정복한 모습은 아닙니다.)

 

우리는 죽음을 완전히 정복하는 참 생명과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예수님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만일에 예수님의 부활이 예수님만의 부활이라면

우리가 이렇게 경축하고 기뻐할 이유가 없습니다.

예수님처럼 우리도 부활할 수 있게 되었다고 믿기 때문에 경축하고 기뻐합니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날 것입니다(1코린 15,22)."

우리는 이 희망이 이미 이루어졌다고 믿기 때문에 오늘 기뻐합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