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4월 7일 다해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dariaofs 2013. 4. 7. 01:00

 

                                                                                   (요한 20,19-31)

 

 

 

<토마스 사도>

 

예수님께서 토마스 사도에게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요한 20,27)." 라고 말씀하시는데,

토마스 사도는 무엇을 의심했을까?

 

1) 현세에서의 부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지 못했을 것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종말의 부활은 믿었지만

예수님의 부활과 같은 그런 부활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도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도들은 라자로가 살아난 일과 같은 기적을 여러 번 목격하긴 했지만,

그런 일들은 부활이 아니라 소생이었습니다.)

 

2) 다른 사도들이 만났다는 예수님이 혹시 유령은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다른 사도들은 처음에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고

유령인 줄 알고 무서워했었습니다(루카 24,37).

또 토마스 사도는 물 위를 걷는 예수님을 보고

유령인 줄 알고 겁에 질렸던 일을(마태 14,26) 기억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3) 다른 사도들이 만났다는 예수님이 진짜 예수님이 아니라,

혹시 가짜 예수는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예나 지금이나 가짜들이 진짜 행세를 하는 일이 많습니다.)

 

4) 예수님이 진짜로 돌아가신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실 때, 또 예수님의 시신을 무덤에 모실 때,

사도들은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죽음을 직접 목격한 사도는 없었습니다.

(요한복음에는 제자 한 명이 십자가 밑에 서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긴 하지만.)

 

5) 다른 사도들이 모두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의심했을지도 모릅니다.

토마스 사도가 다른 사도들의 증언을 믿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다른 사도들 쪽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습니다.

증언 자체의 신뢰성도 중요하지만

그 증언을 하는 증인의 신뢰성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정리를 해놓고 보면,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토마스 사도에게만 하신 말씀이 아니고 모든 사도들에게 하신 말씀이 되고,

오늘날의 사람들에게도 하시는 말씀이 됩니다.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9)." 라는 말씀은

분명히 모든 사람들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토마스 사도가 예수님 손의 못 자국과 옆구리의 상처 자국을 확인해야만

믿겠다고(요한 20,25) 말한 것에 대해서

흔히 '그는 의심이 많아서

직접 확인을 한 것만 믿는 사람이었다.' 라고 하거나, 아니면

'그는 실질적인 증거만 요구하는 합리주의자(또는 실증주의자)였다.'

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너무 일방적으로 토마스 사도에 대해서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그의 입장에서는 많이 억울할 것입니다.

 

토마스 사도가 그런 말을 한 것은, 이미 예수님께서 다른 사도들에게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보여 주셨기 때문입니다(요한 20,20).

다시 말해서 다른 사도들이 이미 예수님의 손과 옆구리를 보았기 때문에

자기도 보아야겠다고 말한 것입니다.

 

복음서의 전체 내용을 종합해서 생각하면,

'토마스 사도는 의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라고 말하는 것은 불공평한 일입니다.

또 토마스 사도만 '보고서야 믿은 사람'이었던 것은 아니고,

다른 사도들도 모두 '보고서야 믿은 사람들'이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합니다.

다른 사도들도 예수님을 보기 전까지는 안 믿었기 때문입니다.

 

토마스 사도는 "우리도 스승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요한 11,16)."

라고 말했던 사도입니다.

아마도 그의 성격과 기질이 베드로 사도와 비슷했던 것 같은데,

베드로 사도만큼의 충성심과 사랑이 있었던 사도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 토마스 사도는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믿고 고백한 최초의 인물로서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요한 20,28)"

 

토마스 사도가 예수님을 직접 만져보고 확인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는 예수님을 보고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것만으로

즉시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고 믿음을 고백했습니다.

그래서 토마스 사도는 '의심 많은 사도'가 아니라

'믿음의 모범이 되는 사도'로 재평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토마스 사도에게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신 것은

그가 의심했기 때문이 아니라 믿을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전승에 의하면 토마스 사도는 목수로 일하면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인도에서 순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성모 승천을 최초로 확인한 사도라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오늘날의 우리가 '보지 않고도 믿는 것'은 '믿음으로 보는 것'이기도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눈이 아니라 믿음으로 보고 만나게 되는

(믿음으로 보고 만나야 하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