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20,1-9)
<수의를 무덤에 버리신 예수님>
복음서에 기록되어 있는 예수님의 부활에 관한 이야기들은 대체로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났고, 그래서 믿게 되었다.'
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도들이 복음으로 선포한 '예수님의 부활'은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경험한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우리가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났다는 사도들의 증언을 믿는 것입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예수님의 부활을 증명할 수 있는 물적 증거는 없습니다.
직접 경험했다는 사람들의 증언만 있을 뿐입니다.
또 예수님의 부활은 이론적으로 논증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인간의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우리는 사도들의 증언을 믿을 뿐입니다.
부활 신앙은 체험(경험) - 증언 - 믿음과 고백의 순서로 이어지고
다시 믿음을 통해서 새로운 체험과 증언으로 순환됩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다는 것은 우리의 부활도 믿고 희망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예수님의 부활을 안 믿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부활도 안 믿는다는 뜻이 됩니다.
그리고 부활을 믿는다는 것은 부활 다음에 심판이 있음을 믿는다는 뜻이 되고,
심판의 결과에 따라
영원한 생명을 얻거나 멸망하게 된다는 것도 믿는다는 뜻이 됩니다.
부활을 안 믿는 사람들은 심판도 안 믿을 것이고,
그러면 인생을 사는 모습이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믿음이 없어도 원래 천성이 착해서
사랑과 선행을 실천하면서 착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목적지 없이 걸어가는 것과
분명한 목적지를 향해서 걸어가는 것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심판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면 그 심판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부활절은 그저 기뻐하고 경축하기만 하고 지나갈 날이 아닙니다.
부활절은 예수님의 부활에 동참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 뒤에 기다리고 있는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새롭게 생활을 변화시키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심판은 전적으로 하느님의 권한이지만
그 결과는 각자 자신이 어떻게 인생을 사는가에 따라서
자기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판대에 섰을 때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몰라서 마음을 졸이는 일은 없을 것이고,
그 전에 이미 자기 자신이 결과를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어떻게 살았는지는 그 자신이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신앙 없이 살다가 이미 죽어버린 사람들은 어떻게 되나?
모든 가능성이 사라진 것인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죽은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은
그들에게도 아직 가능성과 희망이 남아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승에서 사는 동안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것도 고통스러운데,
저 세상에 가서 다시 또 이별을 해야 한다면 그건 정말로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 혼자만의 부활과 심판을 준비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부활과 심판과 영생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합니다.
죽은 부모의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그 자녀가 무슨 기념관을 짓고
역사책을 고쳐 쓰는 등의 일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인간의 역사를 인간이 왜곡하고 조작할 수는 있겠지만
하느님의 심판대에 선 후에는 이미 살아버린 인생을 조작할 수도 없고
다른 사람이 거짓 증언을 할 수도 없습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뭔가를 하고 싶다면
그 사람의 죄를 대신 보속하고, 그 영혼이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하느님께 자비를 청하는 것이 옳습니다.
죽은 사람의 죄와 잘못을 감추고 덮는 것은
그 영혼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죄는 죄로 감출 수 없습니다.
어떻든 부활은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입니다.
부활을 믿는다면 인생관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이승의 것은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진리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부활하신 뒤에 무덤을 떠나시면서
당신의 몸을 감쌌던 아마포(수의)와 얼굴을 쌌던 수건을 무덤에 놓아 두셨습니다.
그것은 사실상 그냥 버리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하신 일 자체가 중요한 교훈이 됩니다.
(그러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입으신 옷은 누가 드린 것일까?
어디에서 온 것일까?
사람의 손으로 만든 이승의 옷은 아니었을 것이고,
천상의 옷을 입으셨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 아니면
하느님 나라로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인간이 소유했던 이승의 것들은 이승에서 썩어버릴 것입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
'강 론 말 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13년 4월 8일 다해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0) | 2013.04.08 |
|---|---|
| 2013년 4월 7일 다해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0) | 2013.04.07 |
| 2013년 3월 30일 다해 부활 성야 (0) | 2013.03.30 |
| 2013년 3월 29일 다해 주님 수난 성금요일 (0) | 2013.03.29 |
| 2013년 3월 28일 다해 주님 만찬 성목요일 (0) | 2013.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