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20년 5월 9일 부활 제4주간 토요일

dariaofs 2020. 5. 9. 06:24



오늘 미사의 말씀은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요한 10,30) 하신 예수님 말씀을 기억나게 해주십니다.

"나를 본 사람은 아버지를 뵌 것이다"(요한 14,9).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한 점 의혹도 없이 확고하게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아직 깨치지 못해 무지한 제자들에게도, 예수님이 하느님을 아버지라 하시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유다인들에게도 그야말로 폭탄과 같은 발언이 되겠지요.


하지만 예수님은 아버지와 당신이 하나라는 진리를 거리낌없이 자유롭게 발설하십니다. 바야흐로 "때"가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 머무르시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요한 14,10)

예수님의 말씀은 모두 아버지의 뜻입니다. 그러니 말씀의 권위에 대해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지요. 동시에 당신 말씀이 지닌 능력을 오로지 아버지의 공으로 돌리시는 예수님의 겸손이 느껴집니다.

제1독서에서는 이방인들에게 복음이 선포되는 전기가 마련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먼저 여러분에게 전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그것을 배척하고 영원한 생명을 받기에 스스로 합당하지 못하다고 판단하니 이제 우리는 다른 민족들에게 돌아섭니다"(사도 13,46).

선택된 민족임을 자부하며 새로운 길, 복음을 배척하는 유다인들에게는 주님의 말씀이 들어설 자리가 없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에게서 하느님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육화하여 현존하시는 말씀을 율법에 기대어 밀어냅니다. 말씀께 죽음을 안김으로써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하려고 합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정해진 사람들은 모두 믿게 되었다"(사도 13,48).

이 말씀은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예정설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비록 혈연으로는 선택된 민족 안에 처음부터 속하지 않았더라도 진리와 구원에 목말라하는 이들이라면 하느님 구원 계획 안에 진즉에 들어 있었을 테니까요.

진리와 구원을 목말라 찾던 이라면 복음을 전하는 이의 조건이나 외양 너머로, 그가 전하는 말씀에서 진리를 듣게 됩니다. 또 그에게서 파견하신 분을 보게 되지요. 이는 그의 능력이라기보다 말씀께서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기쁨과 성령으로 가득 차 있었다"(사도 13,52).

모함과 박해로 쫓겨나면서도 제자들은 기쁨과 성령이 충만합니다. 비록 유다인들에게는 거부당했지만 주님의 말씀이 온 지방에 두루 퍼졌으니까요. 인간적 성취나 실패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은 제자들이 자신들이 선포하는 예수님과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벗님! 아버지께서 예수님 안에 머무르시고, 예수님께서 아버지와 함께 우리 안에 머무르십니다.


나약한 인간인 우리는 그저 부족한 죄인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사랑을 담아 사심없이 신중하게 전하는 말이 곧 그분의 뜻일 수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통해 당신의 일을 하길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벗님! 세상의 평범하고 특출날 것 없는 이웃에게서 예수님을, 하느님을 보는 눈이 뜨이기를 바라며 벗님을 위해 기도합니다.


서로의 존재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경외하고 사랑함으로써 이 세상은 복음이 살아 움직이는 기쁨의 현장이 될 것입니다. 우리를 통해 하느님께서 함께하십니다! 아멘.


오상선 바오로 신부(작은형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