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20년 12월 5일 대림 제1주간 토요일

dariaofs 2020. 12. 5. 06:02

오늘 미사의 말씀은 하느님의 연민이 어떻게 우리에게까지 도달하는지 보여 주십니다.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마태 9,36)

예수님께서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사람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베푸십니다. 치유가 필요한 이들은 고쳐 주시고, 구마가 필요한 이들에게서는 더러운 영을 쫓아내 주시지요. 또 말씀에 목마른 이들에게는 가르침을, 사람 대접이 그리운 이들에게는 벗이 되어 존중과 격려를 보내십니다.

"가엾이 여기는 마음", 연민의 사랑은 예수님이 행하시는 활동의 원동력입니다. 이는 창조주이신 아버지 하느님의 마음이지요. 성부 하느님은 당신의 이 마음을 실현하라고 성자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 주셨습니다.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하느님의 자비가 실현되리라는 약속을 전해 줍니다.

"네가 부르짖으면 그분께서 반드시 너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들으시는 대로 너희에게 응답하시리라."(이사 30,19)

"반드시"라는 말씀 안에는 하느님의 굳은 의지가 새겨져 있습니다. 그 "반드시"가 훗날 예수님의 육화로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예수님의 오심이야말로 우리 부르짖음에 대한 하느님의 "응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 친히 백성을 돌보실 뿐만 아니라, 제자들을 파견하시어 당신이 하셨듯이 그들을 돌보게 하십니다. 이에 별 재주나 능력이 없던 제자들이 치유와 구마의 권한을 받아 그분의 일을 이어가게 되지요.

"그분께서는 더 이상 숨어 계시지 않으리니"(이사 30,20)

이사야 예언자가 전하듯이, 하느님은 당신을 더 이상 감추지 않으십니다. 성자 예수님을 통해 당신을 완전히 드러내셨고, 이제는 예수님에게서 파견된 제자들을 통해 당신을 드러내고 계시지요.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구마나 치유의 권한만 주신 것이 아니라 당신의 "가엾이 여기는 마음"까지도 나누어 주십니다. 사람의 마음 안에 자리한 연민과 자비는 우리가 하느님의 모상임을 확인시켜 줍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에게서 받은 권한과 능력들 뿐만 아니라 양심과 연민을 다해 자기들에게 맡겨 주신 이들을 돌보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현존과, 제자들의 사도 직무는 하느님께서 긴 침묵을 끝내시고 이제는 더 이상 당신을 숨기지 않으신다는 증거입니다.
"마음이 부서진 이를 고치시고 상처를 싸매 주시는"(화답송) 하느님의 손길은 우리가 사는 이 시대 지금 여기서도 크고 작은 기적으로 열매를 맺는 중입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7)

누구도 주님께 값을 지불하고 권한이나 능력을 얻지 않았습니다. 별 자격이랄 것이 특출히 없는 제자들에게 이 모든 것이 무상으로 주어진 것이지요. 그러니 제자들은 받은 것을 무상으로 내놓아야 합니다. 제 것으로 사유화하고 제 한 몸의 안위를 위해 비축해서는 안된다는 뜻이지요.

사랑하는 벗님 여러분, 하느님에게서 시작해 우리에게까지 전해진 자비와 연민과 은총에 대해 우리도 책임이 없지 않다는 걸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당신처럼 연민하고 사랑하고 자비를 베풀라고 우리에게 쏟아주신 마음과 능력과 재물들이 우리 안에서 세상 누군가를 향해 흘러가기를 고대하고 있지요. 그래야 하느님의 사랑이 완수되는 것이니까요.

우리가 거저 받은 모든 것 중 가장 귀한 것이 바로 주님이시지요. 아무 자격 없는 우리에게 주님은 매일의 말씀으로, 성체로 당신을 거저 내주십니다. 주님께 받은 유형 무형의 모든 자원을 통해 주님의 사랑으로 사랑하고, 주님의 연민으로 연민하며, 주님의 자비로 자비를 베푸는 오늘 되시길 축원합니다. 비록 우리의 행위는 미소해도 우리를 통해 전달되는 분은 주님이실 터이니 부끄러워하지 말고 주저하지 말고 손을 활짝 펼치셔도 좋답니다. 사랑이신 주님의 사랑의 일꾼인 여러분 모두를 축복합니다.

 

오상선 바오로 신부(작은형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