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21년 3월 27일 사순 제5주간 토요일

dariaofs 2021. 3. 27. 06:07

오늘 미사의 말씀에서는 예수님의 사명이 보다 명확히 드러납니다.

"저 사람이 저렇게 많은 표징을 일으키고 있으니,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소?"(요한 11,47)
라자로를 살리신 기적에 대해 들은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걱정합니다. 예수님께 표징을 일으켜 보라고 요구하던 이들이 이제 와서 표징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니 아이러니합니다.

"예수님께서 민족을 위하여 돌아가시리라는 것과, 이 민족만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시리라는 것이다."(요한 11,51-52)
요한 복음사가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해 죽는 것이 낫다'는 그 해의 대사제 카야파의 이야기를 이렇게 받았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으로 이스라엘 민족이 무사할 것은 물론, 온 인류가 죄에서 해방되어 진정한 생명을 얻을 것이며, 주님의 죽음을 통해 인종과 언어와 민족과 문화를 달리하는 모든 이들이 하느님의 자녀로 모일 것이라는 신학적 해석입니다.

하느님의 숨을 받아 그분 모상으로 창조된 모든 인간은 한 아버지의 한 형제입니다. 예수님 십자가 아래로 모여든 인류는 이 형제애를 회복하여 하나의 민족이 됩니다.

제1독서에서는 흩어진 이스라엘을 다시 모아 한 민족을 만드신다는 주님의 뜻이 선포됩니다.

"한 민족으로 만들고, 한 임금이 그들 모두의 임금이 되게 하겠다."(에제 37,22)
"나의 종 다윗이 그들을 다스리는 임금으로서, 그들 모두를 위한 유일한 목자가 될 것이다."(에제 37,24)
이 예언은 비단 이스라엘에게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는 다윗 집안에서 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흩어져 살던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의 사랑으로 다시 모으시어 한 민족이 되게 해 주신다는 의미 또한 포함하고 있지요. 온 인류는 한 아버지의 한 형제, 한 임금의 한 백성, 한 목자의 양떼로서 하나가 될 것입니다.

"나의 성전을 영원히 그들 가운데에 두겠다."(에제 37,26)
성전이신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시어 구심점이 되어 주십니다. 하느님의 거처 주위로 모여든 우리는 영원히 그분의 백성입니다. "영원"이라는 말씀은 이 하느님 현존이 지상에서 천상으로 이어질 축복임을 확증해 줍니다. 우리는 이 땅 위에서도 주님을 중심으로 모인 한 형제, 한 백성이고,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서도 그러할 것입니다. 아멘!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그리스도 죽음에 넘겨지셨네."(영성체송)
성주간을 시작하기에 앞서 말씀께서 예수님의 사명을 우리에게 각인시켜 주십니다. 이 기억을 붙잡고 당신과 함께 수난과 죽음의 길을 걷자고 초대하시는 동시에,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말라고 다독이시는 겁니다.

사랑하는 벗님! 성주간을 하루 앞두고 몸과 마음과 영혼을 준비하는 오늘 되시길 기원합니다. 주님의 십자가의 길은 온전히 우리를 위한 사랑의 길이니 우리도 사랑을 다해 주님 곁에 머물 수 있는 은총을 청합시다. 이 말씀 묵상을 중심으로 연결된 우리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함께 나아갑시다.

 

오상선 바오로 신부(작은형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