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5월 12일 다해 주님 승천 대축일

dariaofs 2013. 5. 12. 06:56

 

                                                                                  (루카 24,46ㄴ-53)

 

 

 

<승천>

 

예수님께서 가신 '하늘'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 하늘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에

주님의 '승천'도

지구 밖에 있는 어떤 장소로 가셨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도 확실합니다.

 

'승천'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영광 속으로 들어가신 일입니다.

'하늘'은 '하느님께서 계신 곳'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어디에나 계신 분입니다.

따라서 '하늘, 하늘나라, 하느님 나라'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루카 17,21)."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뒤에 천사들이 나타나서 사도들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너희를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사도 1,11)."

 

하늘만 쳐다보고 서 있지 말라는 것,

또 예수님의 재림을 준비하라는 것이 천사들이 한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신앙인들은 하늘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땅도 보아야 합니다.

자기가 서 있는 그곳에서 하느님 나라가 완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예수님의 재림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여기까지가 '주님 승천 대축일' 때 흔히 들을 수 있는 강론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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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외에도 중요한 내용들이 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의 승천을 목격한 제자들의 모습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경배하고 나서

크게 기뻐하며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루카 24,52)."

 

'예수님께 경배하고' 라는 말은

승천하시는 예수님을 향해 엎드려서 예배를 드렸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이제 제자들이 본격적으로 예수님을 주님으로 섬기면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음을 나타냅니다.

 

제자들이 크게 기뻐했다는 말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예수님의 승천은 인간적으로만 생각하면 예수님과 제자들이 이별한 일인데,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떠나시는 것을 아쉬워하거나 슬퍼하지 않았고

오히려 크게 기뻐합니다.

그들은 왜 기뻐했을까? 무엇이 그렇게 기뻤을까?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을 때에도 크게 기뻐했지만,

부활의 기쁨과 승천의 기쁨은 좀 차이가 있습니다.

"그들은 너무 기쁜 나머지 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라워하는데...(루카 24,41)"

"그 여자들은 두려워하면서도 크게 기뻐하며 서둘러 무덤을 떠나...(마태 28,8)"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을 때에는

대체로 기쁨과 놀라움과 두려움이 섞여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승천하셨을 때에는

놀라워하거나 두려워하는 모습이 없고 기뻐하기만 합니다.

 

이 기쁨은 그들이 승천을 이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나타내고,

동시에 새로운 만남으로 믿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일은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체험한 '사건'이었지만,

승천은 계속 진행되는 어떤 '상태' 라는 것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이 만나야 하는 분이고,

승천하신 예수님은 언제나 제자들과 함께 지내시는 분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손으로 만질 수 있고 눈으로 볼 수 있는 분,

즉 제자들 앞에(또는 밖에) 계신 분이고,

승천하신 예수님은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지만 제자들 '안에' 계신 분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승천하심으로써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셨지만(사도 1,9)

제자들의 마음은 예수님의 현존에 대한 기쁨으로 가득 찰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뒤에 제자들이 어떻게 행동했는가? 도 중요합니다.

제자들은 줄곧 성전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며 지냈고(루카 24,53),

한 자리에 모여서 한마음으로 기도하면서(사도 1,14), 성령강림을 기다렸습니다.

 

이 모습은 예수님을 눈으로는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정말로 볼 수 없고 만날 수 없게 된 것이 아니라,

이제 예수님은 제자들과 '참으로 하나가 되어서 함께 계시는 분'

이라는 것을 제자들이 믿었음을 나타냅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시면서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은 증인이 되라는 지시였습니다.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 라는 말씀은,

온 세상에 가서 증언을 하라는 뜻입니다.

'증언'은 곧 '복음 선포'입니다.

 

복음 선포는 예수님 없이 제자들만의 힘으로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예수님과 함께 하는 일입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예수님의 이 약속도,

승천이란 '나중에 다시 보자.' 라고 하면서 떠나신 일이 아니라,

'제자들과 영원히 함께 있음'이 시작된 일이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