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5월 22일 다해 연중 제7주간 수요일(카시아의 성녀 리타 수도자)

dariaofs 2013. 5. 22. 06:55

 

                                                                           (카시아의 성녀 리타 수도자)

                                                                                    (마르 9,38-40)

 

 

<예수님의 이름으로>

 

"요한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어떤 사람이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하게 막아보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막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마르 9,38-40)

 

제자 공동체에 속하지 않은 어떤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시도'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쫓아낸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마귀를 쫓아낼 수 있었다는 것은

그가 예수님 이름의 힘을 믿었다는 것을 뜻합니다(마태 17,19-20).

믿음 없는 사람은 예수님의 이름을 사용해도

마귀를 쫓아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사도 19,14-16).

 

얼마 전에 예수님의 제자들이 마귀를 쫓아내지 못했을 때,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마르 9,29)."

라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마귀를 쫓아낸 그 '어떤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를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기도를 했다면 그것은 믿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마귀를 쫓아낼 정도의 믿음이 있었으면서도

왜 예수님을 따르지 않았을까?

 

그 당시에는 믿으면서도 그것을 감추고

'따르지 않는'(공동체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요한 12,42).

아리마태아 요셉과 니코데모가 그런 사람들이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는 예수님의 제자였지만

유다인들이 두려워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요한 19,38)."

('숨기고 있었다.' 라는 말이

유대인들에게만 숨기고 있었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글의 문맥을 보면

사도들과 신자들도 그가 신자라는 것을 몰랐던 것 같습니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중립'도 '지지'로 간주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탄과의 싸움, 또는 선과 악의 싸움에서는

중립이란 곧 사탄을(악을) 편드는 것과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와 함께하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마태 12,30)."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시의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적극적으로 사탄을 추종한 자들이 아니었지만,

예수님과 함께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사탄을 돕는 일을 했고, 사탄의 하수인처럼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낸 그 '어떤 사람'은

그 일을 통해서 예수님을 '지지하는' 사람이 되었고,

예수님과 '함께하는' 사람이 되었고,

예수님과 함께 '모아들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은,

'반대하지 않는 것'과 '지지하는 것'을 따로 떼어서

두 가지가 같다는 뜻으로 하신 단순한 말씀이 아니라,

'반대하지 않고 지지하는'으로 하나로 합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를 반대하지 않고 지지한다면

공동체에 속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의 일을 막지 마라.'가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교회 안에 있으면서도 미지근한 사람이 아니라

교회 밖에 있어도 뜨거운 믿음을 가진 사람을 칭찬하실 것입니다.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를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묵시 3,16)."

 

교회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세상의 악과 불의와 고통을 방관하거나 외면하는 사람,

교회 안에 몸은 들어와 있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는 사람,

실천 없는 믿음(죽은 믿음)만 있는 사람...

그런 사람들의 신앙생활은 인정받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교회 밖에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악과 불의와 고통과 맞서 싸우면서

하느님의 뜻과 예수님의 가르침과

살아 있는 믿음을 실천하는 사람을 칭찬하실 것입니다.

 

그러면 교회(공동체)는 필요 없다는 것인가?

예수님께서 교회를 세우신 것은 교회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믿고 세례를 받아서

구원을 받기를' 바라셨는데(마르 16,16),

이 말에는 '교회는 구원의 통로' 라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아직 교회 밖에 있지만

지금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예수님의 교회 안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고,

예수님과 한 몸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아리마태아 요셉은 제자라는 것을 숨기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제자들의 공동체에 속한 사람이 아니었을 텐데,

그는 사도들보다 더 용감했고 충성스러웠던 제자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