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정의철 신부
사람들 사이의 이해, 즉 의사소통은 매개체 없이는, 다시 말해서 중개자 없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전부터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기술적인 매체들, 말하자면 음조를 조절하는 설비 같은 것들을 사용하는 것이 전례 예식에는 낯설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매체를 사용할 때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전례 예식과 지금 현재의 삶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매개체는 의사 전달의 ‘수단’으로서 인격적 행위에 기여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 매개체가 인격적 행위를 대체해서는 결코 안 된다. 이것은 전례 예식에서 매체를 사용하는 문제에 대한 결정적인 척도일 것이다.
요즈음 현대적인 기술은 이러한 인격적인 행위를 쉽게 ‘대체해 주는’ 일련의 매체들을 제공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예전에 이미 전래된 매체들에도 해당되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모차르트 미사곡은 공동체가 더 이상 개입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전례 담당자가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음악을 강하게 전면에 부각시켰다.
이 미사곡이 연주되는 미사에서는 그저 음악을 감상하고 묵상만 하면 된다(거의 공연에 가깝다). 이러한 방식대로 진행된다면 시청각 매체를 통한 전례도 가능하다.
이 매체들은 명백히 전례 예식에 기여했다. 하지만, 공동체가 의식을 지니고서 능동적으로 전례 예식에 참여하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전례 예식의 진행이 아니라, 전례 예식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매체들은 전례와의 전반적인 연관을 고려해서 사용되어야 한다.
이러한 원칙은 무엇보다도 특히 성가와 음악에 적용된다. 이 둘은 예식의 축제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회중들의 일치를 심화시켜 주며, 공동 기도의 깊이를 더해 준다.
따라서 이 중요한 사명이 공동체, 합창단, 교리반 학생, 합창단 지휘자 그리고 오르간 연주자 등에게 주어지게 된다. 테이프나 레코드판에 녹음된 재생음은 성가나 음악을 대체할 수 없다.
그러한 녹음된 음악을 재생하는 것은 특별한 전례 목적에서만 의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식을 시작하면서 화음을 넣을 때, 마침 예식 이후에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레코드판이 합창단이나 합주단의 의식을 대체해서는 결코 안 된다.
그러므로 매체의 사용을 허용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예, 아니오라는 말로 간단히 대답할 수는 없다.
1958년 로마에서 발표된 「성음악과 전례에 관한 지침」(Instruction on Sacred Music and Liturgy)에서는 여전히 매체의 사용을 명백히 금지하는 반면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에 따른 1967년의 「성음악 훈령」(Musicam Sacram)에서는 더 이상 이 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다.
「어린이 미사 지침」은 이런 매체의 사용을 명시적으로 인허했으며, 무엇보다도 미사가 개시되는 동안 그리고 말씀의 전례에서 묵상할 때 사용하는 것을 인가했다.
다음의 내용들은 매체 이용에 대한 일반적인 관점들이다.
1) 공동체의 활동이 침해당해서는 안 된다.
2) 이것은 봉사자들(오르간 연주자 등등)에게도 해당된다.
3) 매체는 상황에 맞게 삽입되어야 한다.
4) 전례 예식에 사용되는 모든 수단들은 모든 다른 수단들과 균형을 맞춰 삽입되어야 한다. 음악적 수단들이 사용될 수 없는 곳이나 신자들이 부를 성가가 주어지지 않는 곳(예를 들면 병원의 전례 예식)에서는 성당에서 거행되는 전례 예식과는 다른 조건들이 전제된다.
5) 음향효과 및 이와 유사한 도구는 전례 예식을 거행하는 공동체를 참작해서 사용해야 한다. 양로원에서는 청년 공동체와는 다른 조건들이 통용된다.
6) “레코드판의 음악, 또한 방송극, 음향 효과 등이 성음악(聖音樂)의 자격으로, 문학 작품과 예술 작품의 자격으로, 또한 무대 상연의 대용물의 자격으로 전례 예식에 들어서서는 안 된다. ⋯⋯ 레코드판과 카세트 테이프는 단지 종교적인 통찰의 전달의 목적으로, 종교적인 체험들에 기여하면서, 또한 전례 예식의 목표를 고려하면서 사용되어야 한다.”(Helmut Hucke)
여기서 언급된 것은 슬라이드, 영화, 그림들과 같은 다른 시청각 매체에도 적용되며, 또한 춤과 연극(물론 이것들은 시청각 매체는 아니다.)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매체들이 올바른 전례 예식의 목표에 기여한다면 전례에서의 ‘매체’ 사용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할 수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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