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7월 14일 다해 연중 제15주일

dariaofs 2013. 7. 14. 04:04

                                                                  (루카 10,25-37)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어떤 율법학자가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라고 예수님께 묻자,

예수님께서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말씀하신 다음에

'누가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라고 그에게 물으십니다(루카 10,36).

그 율법학자가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 라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라고 말씀하십니다(루카 10,37).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라고 물었는데,

예수님께서는 '누가 이웃이 되어 주었는가?' 라고 반문하시고,

'네가 먼저 이웃이 되어 주어라.' 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루카 10,27).' 라는 계명은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계명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어야 하고,

모든 사람에게 '이웃으로서'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계명이라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따라서 '이웃은 모든 사람'이라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이웃인 사람과 이웃이 아닌 사람을 구분해 놓고서

이웃에게만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일입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마태 5,45-47)."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보면

강도를 당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유대인인지, 사마리아인인지, 선인인지, 악인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직업이 무엇인지...

길을 가다가 강도를 당해서 초주검이 되었다는 것 외에는

그 사람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습니다.

착한 사마리아인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전혀 관심 갖지 않습니다.

당장 도와주어야 했기 때문에 도와주었을 뿐입니다.

도움이 필요했다는 것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사마리아인이 그 사람을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라고 되어 있는데(루카 10,33),

'가엾은 마음'도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그냥 가버린 사제나 레위인도

쓰러져 있는 사람을 보고 가엾게 여겼을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가엾은 마음을 실제 행동으로 실천했는가?'입니다.

가엾게 여기기만 하고 행동으로 옳기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강도당한 그 사람은 그 뒤에 어떻게 되었을까?

자기가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실천하게 되었다면

이 이야기는 사랑의 씨가 더 많은 사랑으로 열매를 맺은 이야기가 됩니다.

그것이 예수님의 원래 의도일 것입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다른 사람들의 뒷이야기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강도들이 강도짓을 멈추지 않고 계속 그렇게 살다 죽는다면

그들은 분명히 하느님의 심판을 받고 멸망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나중에라도 회개하고 착한 사람들이 되어서 평생 보속한다면

그들도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제와 레위인도 나중에라도 뉘우치고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변화된다면

그들도 구원을 받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변함없이 이기적으로 살아간다면

그들도 심판 받고 멸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여관 주인은?

만일에 여관 주인이 자기의 직업에만 충실해서

받아야 할 돈을 다 받아내고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사제나 레위인과 다를 것 없는 사람이 될 것이고,

반대로 착한 사마리아인의 사랑과 친절에 동참한다면

그도 역시 또 한 사람의 착한 사마리아인이 될 것입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도 있고,

남을 도와야 할 때도 있습니다.

만일에 "나는 한 번도 남의 도움이 필요했던 적이 없다.

나는 항상 남을 돕기만 했다. 나는 언제나 착한 사마리아인으로 살았다."

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생각은 교만죄를 짓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흔히

자기가 한 일을 생색내거나 잘난 체할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나는 처지가 어려워서 남을 도울 수가 없다." 라는 생각도 옳지 않습니다.

누구든지 각자의 처지에 맞게 사랑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주기만 해도 되는 사람도 없고, 받기만 해도 되는 사람도 없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어라.' 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모든 사람이 너의 이웃이다.'이기도 하고,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실천하여라.'는

'모든 사람이 너에게 사랑을 주고 있다.'이기도 합니다.

 

자기가 받은 사랑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사랑을 잘 줄 수 있는 법입니다.

(이기적인 사람일수록 자기는 사랑 받은 적 없다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