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례 상 식

<전례 여행>1. 200주년 사목회의 전례 의안 다시 읽기

dariaofs 2013. 7. 16. 11:00

200주년 사목회의 전례 의안 다시 읽기<1>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오래된 집, 교회와 전례의 창문을 열어 공기를 바꾸고 먼지를 털어냈다. 집이 오래 되어 먼지가 많이 쌓여 있다면 털어내야 한다. 오래된 것이니 털어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 그것은 억지다.

 

또 식구나 상황에 따라 가구 배치를 달리 할 수 있고 해야 한다. 맞지 않거나 썩은 서까래가 있다면 갈아 끼워야 한다. 기둥이나 대들보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 주춧돌이나 기초는 손댈 수 없다.

 

공의회 이후 이렇게 설계도를 다시 고치고 가다듬어 본보기집을 지었다 (전례서들).

 

각 나라에서는 이를 본보기 삼아 자기 문화와 환경에 맞는 집을 지어야 한다. 우리도 로마에서 보낸 본보기집을 받아 이름만 바꾸어 그냥 쓰자니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당연히 고치고 가다듬는 일에 (전례 쇄신, 전례 개혁, 적응 또는 문화융합/토착화) 대한 바람이 커갔다.

 

한국 천주교 200주년 사목회의를 통하여 이러한 바람을 모으고 성찰하고 연구하는 기회를 가졌다.

 

사목회의 전례 의안은 적어도 제목으로는 시간전례와 전례주년과 축복을 빼놓고는 거의 모든 전례 분야를 다룬다. 신심 분야는 다른 부분에 넣어 전례와 떼어놓은 것도 흥미롭다.

 

아무튼 전례 의안 담고 있는 내용은 전례헌장이 말하는 전례 쇄신과 신자들의 “능동적 참여”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이 문헌이 제시하는 거의 모든 세칙이나 제안 사항은 각 전례서 앞에 나오게 돼 있는 총지침이나 일러두기에서 권고하거나 허용하고 있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주일 (성찬례) 모임에 집중하여 보자면, 강론을 포함한 거행 기술의 중요성, 대화식 전례 (환호를 더 많이), 공소 예절, 성음악, 평신도에게 직수여를 통하여 신자들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전례헌장이 힘주어 강조하는 전례를 새롭게 이해하고 평가하는 것은 아주 적게 말하고, 전례(학) 교육의 재평가와 중요성에 대해서는 거의 침묵한다. 의안은 무엇에 우리의 마음이 더 기울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제안 사항에서 미사의 제사 부분 곧 성찬 전례를 사제와 교우 모두 제대를 바라보고 거행하자 제안이 있다.

 

제안의 배경은 기도 또는 제사의 방향은 해가 뜨는 동쪽이라는 생각이 있겠다. 깊은 신학 사목 차원의 성찰과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백성을 바라보며”(versus populum) 하는 거행의 정신을 되살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혁 정신에 비추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화식 미사 통상문”에 대한 바람이 있다. 신자들의 활발한 참여를 위한 훌륭한 제안이다.

 

실제로 전례서는 각 주교회의가 “환호”를 넣어 이러한 바람을 채워줄 것을 기대한다.

 

“어린이 미사를 위한 감사기도문”은 (특히 2양식) 좋은 본보기이다. 동방 전례의 성찬기도문(아나포라)도 참고할 수 있다. 버리기에는 매우 아까운 제안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감사기도문을 가지려면 무척 먼 길을 참을성 있게 걸어야 할 것이다.

 

<200주년 사목회의 전례 의안 다시 읽기>란 제목으로 경향잡지에 기고되었던 글입니다.

  

 

 

심규재 신부 작성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교황청립 전례학 연구소(로마 성 안셀모 대학)박사학위, 수도자 신학원(서울)전례학 교수 역임,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