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7월 23일 다해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성녀 비르지타 수도자)

dariaofs 2013. 7. 23. 09:46

 

                                                                                    (마태 12,46-50)

 

<가족>

 

어머니와 형제들이 찾아왔다는 말을 들은 예수님께서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라고 반문하시고,

당신의 제자들을 가리키시면서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라고 말씀하십니다(마태 12,46-50).

 

우리말 번역만 보면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라는 말씀이

'그분은 내 어머니가 아니고, 그들은 내 형제들이 아니다.'

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이 말씀은 "가족이란 '어떤' 사람인가?" 라는 뜻입니다.

(어머니와 가족들이 찾아온 일을 계기로 삼아서

가족에 대해서 가르치려고 하신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라는 말씀은, '가족이란 하느님의 뜻을 (함께) 실행하는 사람들이다.'

(또는 '하느님의 뜻을 함께 실행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라는 뜻입니다.

(이 말씀을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지 않으면 가족이 아니다.'

라는 말씀으로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의 제자들을 가리키시면서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라고 하신 말씀은,

'가족은 나와 이 사람들의 관계와 같다.' 라는 뜻입니다.

('이들만 내 가족이다.' 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은 당신의 어머니와 가족을 부정하는 말씀이 아니라,

가족의 정의를 새롭게 내리신 말씀이 됩니다.

(혈육의 가족보다 영적인 가족이 더 중요하다는 가르침이 아니라,

성가정을 이루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아내는 주님께 순종하듯이 남편에게 순종해야 합니다(에페 5,22)."

"남편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처럼, 아내를 사랑하십시오(에페 5,25)."

"자녀 여러분, 주님 안에서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에페 6,1)."

"아버지 여러분, 자녀들을 성나게 하지 말고

주님의 훈련과 훈계로 기르십시오(에페 6,4)."

이 권고들을 모두 합하면,

신앙생활과 가정생활은 하나로 일치되어야 한다는 권고가 됩니다.

 

'주님께 순종하듯이,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처럼,

주님 안에서, 주님의 훈련과 훈계로' 라는 말들은

주님의 사랑을 본받아야 한다는 권고이면서

동시에 주님을 사랑하듯이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권고이기도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주님으로 섬기고 사랑한다면 금방 성가정이 될 것입니다.)

 

이 권고는 가족이 모두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면

실천하기 어려운 권고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가족 중에 비신자가 있어서

종교와 신앙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 경우에 대하여 베드로 1서의 저자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 남편들도

아내인 여러분의 말 없는 처신으로 감화를 받게 하십시오.

그들은 여러분이 경건하고 순결하게 처신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그리될 것입니다(1베드 3,1-2)."

 

이 권고는 아내들뿐만 아니라 남편들에게도,

또 부모들과 자녀들에게도 모두 해당되는 권고입니다.

'말 없는 처신으로', 또 '경건하고 순결한 처신으로' 감화를 받게 하는 일은

말로써 설득하는 것보다 시간은 좀 더 많이 걸리겠지만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신자 아닌 남편은 아내로 말미암아 거룩해졌고,

신자 아닌 아내는 그 남편으로 말미암아 거룩해졌다.

자녀들도 부모 덕분에 거룩해졌다.' 라고 말합니다(1코린 7,14).

부부와 가족은 한 몸이기 때문에 한 사람의 거룩함이

다른 사람을 거룩하게 만들 수 있다는(성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려면 신자인 쪽에서 먼저 거룩하게 살아야 합니다.

(신앙생활을 충실하게 해야 합니다.)

 

남자와 여자가 부부로 맺어지는 것은 하느님께서 하신 일입니다(마태 19,6).

따라서 부모와 자녀의 관계도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관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천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가정) 공동체는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공동체입니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하느님(예수님)의 법입니다.

그리스도교는 신앙을 이유로 가정이 해체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또 이 세상에서만 가족이었다가 하느님 나라에서는 인연이 끊어져서

남남이 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런 식으로 가정이 해체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일 수는 없습니다.

신앙을 이유로 혈육의 가족을 소홀히 하는 것도 하느님의 뜻이 아닙니다.)

 

그리스도교는 모든 가정이 성가정이 되기를 바라는 종교입니다.

모든 신앙인은 신앙생활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 나라로 함께 들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가족에 관해 말할 때마다, 또 예수님과 어머니의 관계에 대해 말할 때마다

항상 언급이 되는 내용인데,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시기 직전에 예수님께서는

제자에게 어머니를 모셔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요한 19,26-27).

그 부탁 외에 다른 부탁은 전혀 하지 않으셨습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