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7월 28일 다해 연중 제17주일

dariaofs 2013. 7. 28. 00:30

 

                                                                  (루카 11,1-13)

 

<기도>

 

7월 28일의 복음 말씀은,

'주님의 기도'(루카 11,1-4), '끊임없이 간청하여라.'(루카 11,5-8),

'청하여라, 찾아라, 문을 두드려라.'(루카 11,9-13)인데,

이 말씀들을 통해서 예수님께서 강조하시는 것은

1) 청하여라, 2) 끈질기게 청하여라,

3) 아버지의 뜻에 맞는 것을 청하여라, 입니다.

 

1) 청하여라. ㅡ 하느님께 뭔가를 청할 때에는

어린 아이가 부모에게 청하는 것처럼 단순하게 '그냥' 청해야 합니다.

무슨 흥정을 하듯이 조건을 붙이면 안 됩니다.

"하느님, 당신께서 저의 청을 들어주시면 제가 '...을' 하겠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기도하는 모습을 자주 보는데,

'안 들어주시면 안 하겠다.' 라는 뜻이 되기 때문에

올바른 기도가 아닙니다.

 

'주님의 기도'에서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루카 11,4)'는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면 저희도 다른 사람을 용서하겠습니다.'

(또는 '저희도 다른 사람을 용서할 테니까 저희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라는 조건부 청원이 아닙니다.

 

만일에 조건부 청원이라면,

'저를 용서하지 않으시면 저도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않겠다.'

라는 뜻이 되거나,

'제가 다른 사람을 용서했으니 당신도 저를 용서해야 한다.'

라고 강요하는 말이 되기 때문에 이것을 올바른 기도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한다면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라고 청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용서를 안 하실 수도 있기 때문에 하는 간청이 아니라

이미 주신 용서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회개하겠다는

다짐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하느님은 우리와 거래를 하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를 조건 없이 사랑하시는 아버지이신 분입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용서도 조건이 없는 용서입니다.

우리가 이웃을 용서하는 것은 하느님의 용서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용서를 받았기 때문이고, 받은 용서를 나누는 것입니다.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마태 18,33)."

 

2) 끈질기게 청하여라. ㅡ 끈질기게(끊임없이) 청하라는 말은

하느님께서 들어주실 때까지 청하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때'와 '방법'은

우리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정하십니다.

하느님은 가장 좋은 시기에, 가장 좋은 방법으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그러니 자기가 원하는 때에만, 또 자기가 원하는 방법으로만

기도를 들어주셔야 한다고 강요하지 말아야 합니다.

 

3) 아버지의 뜻에 맞는 것을 청하여라. ㅡ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마태 7,11)"

아버지께서는 '좋은 것'을 주시려고 하는데, 우리가 '나쁜 것'을 청한다면,

주시는 것도 받지 못하고, 청한 것도 받지 못할 것입니다.

 

요한 1서의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그분에 대하여 가지는 확신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이든지 그분의 뜻에 따라 청하면

그분께서 우리의 청을 들어 주신다는 것입니다(1요한 5,14)."

'그분의 뜻에 따라' 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이 말은 '그분의 뜻을 따르는 일이 아니라면

아무리 열심히 기도해도 안 될 것이다.' 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야고보서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이 가지지 못하는 것은 여러분이 청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청하여도 얻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욕정을 채우는 데에 쓰려고 청하기 때문입니다(야고 4,2-3)."

욕심과 이기심을 채우기 위한 기도는 기도라고 할 수 없습니다.

 

'좋은 기도'는 아버지의 뜻과 우리의 뜻이 합치되어 있는 기도입니다.

아버지의 뜻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는 것'입니다.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마태 18,14)."

그래서 가장 좋은 기도는 '모든 사람을 위한 기도'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개인적인 청원 기도를 하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절박한 상황을 만나서 도움을 청해야 한다면,

그것을 말씀드리는 기도는 당연히 할 수 있고, 해야 합니다.

그러나 나에게만 이익이 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피해가 되는 일을

아버지께 청하면 안 됩니다.

 

아무리 미워도 증오심에 가득차서 저주를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천벌을 내려달라고 청하는 기도를 하면 안 됩니다.

사랑 없는 기도는 기도가 아닙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