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13,44-46)
<'하늘나라' 라는 보물>
"하늘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또 하늘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자,
가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마태 13,44-46)."
이 말씀은 '하늘나라는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해서라도 얻어야 할
귀한 보물과 같다.' 라는 뜻입니다.
1) 우선 먼저 보물을 보물로 알아보아야 합니다.
보물을 보면서도 그게 보물인 줄 모르면 차지하지 못합니다.
이백여 년 전 조선의 학자들은
낯선 서학 서적을 보고 그게 진짜 보물이라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만일에 그들이 알아보지 못했다면,
서양 학문 가운데 한 분야라고만 생각하면서 무시했을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아테네에서 설교를 했을 때, 어떤 사람들은
"저 떠버리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가?(사도 17,18)"
라고 했습니다.
'하늘나라' 라는 보물을 알아보는 일은
지적 능력과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믿음'과 관계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말씀을 믿어야
하늘나라의 보물을 알아보게 됩니다.
믿지 못하면 보물을 주어도 보물인 줄 알아보지 못하게 됩니다.
서학을 처음 접한 조선의 학자들은 그 내용을 믿었기 때문에
그것이 보물이라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또 이것은 '가치관', 또는 '인생관'과 관계가 있습니다.
'무엇을 추구하면서 인생을 사는가?'에 따라서
보물을 알아보기도 하고 못 알아보기도 합니다.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이 이 모든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비웃었다(루카 16,14)."
하늘나라가 아니라 돈을 추구했던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했고, 예수님의 일을 알아보지 못했고,
예수님을 믿지 않았습니다.
2) 그 보물을 얻고 싶다는 강력한 '희망'이 있어야 합니다.
보물을 알아보아도 그것을 가지고 싶다는 희망이 없다면
그냥 구경하는 것으로 그칠 것입니다.
하늘나라는 관광지가 아닙니다.
구경만 해도 되는 곳이 아니라, 들어가서 살아야 할 집입니다.
이 희망은 그것만을 간절하게 바라는 '절실함'과 연결됩니다.
절실함이 없는 신앙생활은 취미생활로 전락하게 됩니다.
자기의 종교와 신앙이
그저 그런 여러 종교와 신앙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하거나,
하늘나라를 얻어도 그만, 잃어도 그만이라고 하면서
절실함이 없는 태도로 하는 신앙생활은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신앙생활은 '이게 아니면 안 된다.' 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절실함에서 정성이 생깁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라는 말은 신앙생활의 중요한 원리입니다.
3) 그 보물을 얻으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포기해도 좋다는 각오를 해야 합니다.
보물을 알아본 조선의 학자들은
그것을 얻기 위해서 온갖 어려움을 감수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모든 것을 포기했습니다.
신분, 지위, 재산 등을 포기했고, 마지막에는 목숨까지 버렸습니다.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마태 10,39)."
4) 그 보물을 얻었다면 세상 사람들에게 내놓고 자랑해야 하고,
그것을 사람들과 나누어야 합니다.
'하늘나라' 라는 보물은 세속의 보물과는 달리
감추거나 숨기면 안 되고,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자랑하고 나누어 주어야 할 보물입니다.
다시 말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드레아가 예수님과 함께 지낸 뒤에 베드로에게 가서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요한 1,41)." 라고 말한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세속의 보물은 나눌수록 가치가 떨어지지만,
하늘나라의 보물은 다른 사람들과 나눌수록 내 몫이 더 많아지고,
더욱더 가치 있는 보물이 됩니다.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비춘다(마태 5,15)."
5) 그 보물을 얻었다면
더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해야 합니다.
한 번 얻었다고 방심하거나 자만하면 그것을 잃거나 빼앗길 것입니다.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아 간다.
...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면 그는 곧 걸려 넘어지고 만다.
...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이 그 말씀의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마태 13,19-22)."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루카 21,34)."
~ 송영진 모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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