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8월 1일 다해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 기념일)

dariaofs 2013. 8. 1. 00:30

 

                                                                 (마태 13,47-53)

 

 

<심판, 신앙생활>

 

"또 하늘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그물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마태 13,47-50)."

 

바다에 그물을 던지는 사람들은 사도들입니다.

예수님께서 처음 제자들을 부르실 때, 그들에게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마태 5,19)."

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사도들이 바다에 그물을 던지는 것은 복음 선포를 뜻하고,

물고기들이 그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복음을 받아들이고 신앙인이 되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물고기가 가득 들어 있는 그물은 교회입니다.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이라는 말은,

교회의 의인들 속에 악한 자들이 섞여 있음을 나타냅니다.

지금 교회 안에 있다고 해서, 즉 복음을 받아들이고 신앙인이 되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는 의인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신앙인이 되었다면 신앙인답게 살아야 합니다.

 

이것은 '혼인 잔치의 비유'(마태 22,1-14)에서

초대장을 받고 잔치에 참석했지만

혼인 예복을 입지 않아서 쫓겨나는 상황과 같습니다.

 

교회의 신앙인들을 '성도' ㅡ '거룩한 사람들'이라고 부르는데,

'거룩함'이란 껍데기가 아니라 내적인 것입니다.

신앙인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증명서를 가지고 있고,

거룩하게 보이는 옷을 입고 있다고 해서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적으로 거룩해야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버스를 타고 고향으로 가는 것'으로 비유할 수도 있습니다.

고향으로 가기를 바라는 사람은 모두 그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고향에 가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은 그 버스를 타지 않을 것이고.)

그런데 어떤 사람은 창밖의 경치를 보고 반해서

고향보다는 이곳이 더 좋다고 하면서 중간에서 내립니다.

어떤 사람은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너무 힘들고 멀미가 난다면서

중간에서 내립니다.

어떤 사람은 자기가 타고 있는 버스가

정말로 고향으로 가는 것인지를 의심하고 다른 버스로 바꿔 탑니다.

어떤 사람은 버스 안의 다른 사람들이 싫다고 하면서 버스에서 내립니다.

 

예수님께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

끝까지 버스에 남아 있다가

무사히 고향에 도착하는 사람은 적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마태 7,13-14)."

 

많은 사람들이 길을 몰라서 못 가는 것이 아니라,

알지만 힘들다고 하면서 안 가고, 그 길을 믿지 못해서 안 가고,

유혹에 빠져서 다른 길로 가버립니다.

그래서 원래는 누구든지 들어갈 수 있는 넓은 문이었는데,

들어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적어서 좁은 문이 되어버렸습니다.

처음부터 좁아서 힘든 길이 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힘든 길이라고 오해해서 좁아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길은

사실은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 혼자서 외롭게 걸어가야 하는 길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도와주시고, 성모님이 도와주시고,

주보성인과 수호천사가 도와주고, 공동체가 서로 도우면서 함께 걷는 길입니다.

그러니 힘들고 외로운 길이 결코 아닙니다.

 

신앙생활은 특공대원 양성 교육 같은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하려고만 하면 할 수 있는 생활입니다.

글을 몰라도 할 수 있고, 지능이 떨어져도 할 수 있고,

몸이 불편해도 할 수 있고, 가난해도 할 수 있고, 나이가 어려도 할 수 있습니다.

 

하면 안 되는 일, 즉 죄라고 규정되어 있는 일들은

그렇게 특별한 일이 아니고, 인간이라면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일들입니다.

십계명의 효도하라, 살인하지 마라, 간음하지 마라,

도둑질하지 마라, 거짓말하지 마라, 가 그렇게 실천하기가 어려운 일입니까?

(십계명 전반부의 세 개의 계명도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또 해야 하는 일, 즉 선행도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무슨 엄청나게 영웅적인 일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실천해야 하는 작은 사랑과 선행의 실천만으로도

누구나 의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실천하기 어려운 일을 하라고 명령하신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심판하실 때에,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어서 못한 일을 심판하시지는 않을 것이고,

할 수 있는데도 안 한 일들을 심판하실 것입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