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몽포르의 어느 가난한 부모 밑에서 자란 성 루도비쿠스 마리아 그리농(Lodovicus Maria Grinion, 또는 루도비코 마리아 그리농)은 렌(Rennes)의 예수회 대학에서 교육받은 후 1700년에 사제로 서품되었다. 그의 첫 임지는 푸아티에(Poitiers)의 한 병원이었는데, 병원 관계자의 재정비로 인하여 원성을 사게 되자 사임하였다.
그는 이 병원을 떠나기 전에 일단의 여성 그룹을 조직하였는데, 이 단체가 후일 ‘지혜의 딸 수녀회’가 되었다. 그는 주로 가난한 이들을 대상으로 설교하였는데, 이것이 또 그곳 주교의 원성을 듣게 되어 설교권을 박탈당하였다. 그래서 그는 로마(Roma)로 가서 교황 클레멘스 11세(Clemens XI)로부터 선교사 총대리로 임명되어 브르타뉴(Bretagne) 선교 길에 올랐다.
그가 늘 문제를 일으키게 된 주된 이유는 과도한 신심 때문이었으나 또한 그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그의 주요 신심은 마리아와 로사리오(묵주기도)였다. 그는 이 신심을 전파하기 위하여 “복되신 동정 마리아 신심”이란 책을 저술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1715년 그는 수 명의 사제들을 규합하여 ‘마리아 선교회’를 설립하였다. 그는 프랑스의 생로랑쉬르세브르(Saint-Laurent-sur-Sovre)에서 운명하였고 1947년 교황 비오 12세(Pius XII)에 의해 시성되었다.
강론 : (요한 3,1-8)
<태어났다면 그 다음에는>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요한 3,3)."
이 말씀은, "누구든지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 라는 뜻입니다.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은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지 않으면"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는 "하느님 나라에 못 들어간다."입니다.
이 말씀을 들은 니코데모가
"이미 늙은 사람이 어떻게 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어머니 배 속에 다시 들어갔다가 태어날 수야 없지 않습니까?(요한 3,4)"
라고 묻고 있는데,
'태어나다.' 라는 말만 생각하면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는 일은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고,
그래서 하느님께서 은총을 베풀어 주시기만 하면
누구든지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다시 태어날 수 있기 때문에 니코데모의 말은 틀린 말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라는 말은,
인간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뜻이 됩니다.
그렇다면 니코데모의 말에도 어느 정도 진실이 들어 있습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하느님께 의지해야 합니다.
사람이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 도를 닦고 수행을 해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자녀로 삼아주셔야 하고, 당신의 나라의 문을 열어주셔야 하고,
받아주셔야 합니다.
니코데모가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자 예수님께서 다시 설명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육에서 태어난 것은 육이고 영에서 태어난 것은 영이다(요한 3,5-6)."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고,
다시 태어나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과 성령'은 세례성사를 가리킵니다.
세례성사는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는 성사입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 하신 말씀과 같습니다.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마르 16,16)."
"육에서 태어난 것은 육이고" 라는 말씀은
"육의 세계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육과 함께 멸망할 것이다." 라는 뜻입니다.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기를 거부하는 사람은 멸망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영에서 태어난 것은 영이다." 라는 말씀은
"물과 성령으로 새로 태어난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하느님께서 해 주시는 일들이라고 해서
사람은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세례를 받기만 하면(하느님의 자녀가 되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새로 태어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쪽에서도 완전히 새롭게 변화되려고 노력해야 '새로운 탄생'이 완성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자녀로 삼아주시고, 하느님 나라의 문을 열어주시고,
들어오라고 부르신다면,
우리 쪽에서도 그 문을 향해서 걸어가야 하고, 들어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그 전에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야 하고.
우리가 들어가지 않으면 못 들어갑니다.
하느님께서 막으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쪽에서 안 들어감으로써 못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세례성사는 결승점이 아니라 출발점입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나다.' 라고 표현하신 것도 그런 뜻일 것입니다.
탄생은 인생의 출발점입니다.
위로부터 태어나는 일은 신앙 여정의 출발점입니다.
태어난 다음에는 성장해야 하고, 성숙해져야 합니다.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하느님 나라를 향해서 걸어가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지금 그곳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다면
목적지를 잊으면 안 되고, 방향을 잃어도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정을 이렇게 표현하십니다.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간다(요한 3,21)."
'하느님 나라' 라는 하나의 '빛'만을 향해서,
그리고 '진리'를 실천하면서 잘 걸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리'는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님의 가르침 등을 뜻합니다.)
흔히 '인생은 나그네길'이라고 말하는데,
신앙이 없는 사람의 인생은 정처 없는 유랑이고,
신앙인의 인생은 목적지가 분명한 귀성 여행입니다.
영원한 고향을 향해서 가는 여행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혼자 가는 외로운 여행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계속 지켜주시는 여행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한눈팔지 않고 끝까지 잘 걸어가는 일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강 론 말 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14년 4월 30일 가해 부활 제2주간 수요일(성 비오 5세 교황) (0) | 2014.04.30 |
|---|---|
| 2014년 4월 29일 가해 부활 제2주간 화요일(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0) | 2014.04.29 |
| 2014년 4월 24일 가해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0) | 2014.04.27 |
| -지금여기 강론대- [신종호 신부] 우리의 부끄럽고 아픈 곳을 드러내게 하소서 (0) | 2014.04.25 |
| 2014년 4월 20일 가해 예수 부활 대축일 (0) | 2014.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