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4년 5월 4일 가해 부활 제3주일 (생명주일)

dariaofs 2014. 5. 4. 01:00

 

                                                                                    (루카 24.13-15)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는 슬픔과 절망감에 싸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다른 제자들과는 달리 원래 있던 공동체에서 벗어나 이제는 엠마오라는 별 볼일 없는 도시로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일어난 일들에 관하여 침통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기대했던 바의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들은 전형적으로 이스라엘 사람들의 해방을 원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더 이상 다른 이들의 지배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를 원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따른 이유도 다른 예언자들과는 달리 힘이 있고 무엇인가 이룰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였습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 말합니다.

 

“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해방하실 분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힘이 있는 예언자이셨기 때문에 그분을 따랐지만 이제는 그 분이 돌아가셨고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은 없기에 다 포기했다는 뉘앙스입니다. 더 이상 기대할 것도 희망을 둘 곳도 없기에 엠마오는 절망과 한숨의 상징입니다.

 

이 절망과 실망은 눈에 보이고 귀로 들리는 것들을 판단할 능력도 상실하게 만듭니다. 이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살아계실 때 늘 사람의 아들이 죽은 뒤에 다시 살아난다는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어있는 무덤에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여자들의 증언과 비어있는 무덤이 그들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고 그 모든 것을 보고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부활을 뒤로한 채 과거로 다시 되돌아갑니다.

 

그러나 설령 그들의 마음과 정신이 현재를 부정하고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고 해도 예수님의 부활마저 의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주님의 부활은 말씀이 되어, 빵이 되어 새롭게 이 제자들의 마음에 자리합니다.

 

구약의 예언들과 말씀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 빵 나눔을 통해 이들이 느끼게 된 사랑의 신비를 통해서 이제는 차츰 차츰 부활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그들은 즉시 고개를 돌려 다른 제자들이 있는 곳으로 가고 공동체의 친교를 회복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부활의 은총으로 이스라엘의 해방이 아닌 전 인류의 해방, 죽음으로부터의 탈출기를 새롭게 시작합니다. 이 모든 것에서 예수님이 승리하셨기 때문입니다.

 

부활의 기쁨이 계속 차오르는 오늘. 우리의 발걸음은 어디를 향하고 있습니까?

 

 

유영근 야고보 신부(대전교구 주교좌 대흥동 본당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