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톨릭 성지 267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 (22)원주교구 배론성지

신앙 선조 숨결 품은 주님의 정원… 순교 정신 드높인 신앙인의 고향 1800년대 박해로 인해 형성된 교우촌 배 모양의 최양업 기념 성당과 소성당 황사영 백서 토굴·성 요셉 신학당 보존 순교자들의 삶과 신앙 성지 곳곳에 배론성지에 있는 최양업 토마스 신부 기념성당 전경. 성모상 주변에는 로사리오길이 잘 조성돼 있어 신앙인들이 아름다운 환경 속에서 묵주기도를 바칠 수 있다. 최양업 토마스 신부 기념성당 내부 전경. 거룩하고 아름다운 하느님의 정원으로 불리는 곳, 배론성지(舟論聖地)는 충북 제천의 깊은 산속에 자리 잡고 있다. 배론은 1800년대부터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온 교우들이 모여 형성한 오래된 교우촌이다. 교우들은 화전과 옹기를 구워 팔며 궁핍한 가운데서도 하느님을 섬기고 서로 사랑하며 살았다. 배론성..

[부온 프란조!] 23. 성 비오 10세 교황(제257대, 1835.6.2~1914.8.20)

가난하고 배고픈 이들 위해 반지까지 뽑아준 ‘흙수저 교황’ ▲ 4세기 만에 나온 성인 교황인 비오 10세는 본당신부 시절에도, 주교로 살 때도, 교황으로 살면서도 가난한 형제들을 우선적으로 돌봤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페이스북에서 밝힌 성 비오 10세 교황 “오늘은 겸손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저와 연결된 분이시지요. (비오 5세 교황 시성 이후) 수세기가 지난 뒤, 성인으로 공표된 비오 10세 교황(1903~1914년 재위)입니다. 그분은 파도바(Padova)교구의 작은 도시 톰볼로(Tombolo)본당에서 영혼을 구원하기 위하여 사목을 시작했는데, 글쎄 그 지역은 가축거래시장이 형성된 곳으로, 욕설과 불경스런 언행이 난무하던 곳이었답니다. 주민들은 이 젊은 신부님께 자신들의 문맹을 탄식하였..

[부온 프란조!] 22. 비오 12세 교황(제260대, 1876. 3. 2~1958. 10. 9)

십자가로 받아들인 교황직… 80만 명의 유다인 생명 구출 ▲ 가경자 비오 12세 교황. 안녕하세요? ‘부온 프란조’를 연재하는 고영심 모니카입니다.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 제가 여러분들을 ‘친구’라고 호칭해도 괜찮은지요? 그동안 저는 친구들과 16회에 걸쳐 여섯 분의 교황을 만나 보았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부터 1960년대 성 요한 23세 교황까지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같은 존재로만 알던 교황이라는 존재가 친구들에겐 가까이에 계신 할아버지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들 앞에 펼쳐진 시대가 평온했을 것 같지만, 교황님마다 맞닥뜨리는 현실은 어쩌면 그리 질풍노도였을까요? 그들은 자신에게 처한 고난을 운명처럼 온몸으로 안고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 (21)전주교구 전동성당

한국 최초의 순교터에 세워진 성당… 전통의 도시 더욱 풍요롭게 만드네 복자 윤지충·권상연 순교한 곳 1908년 건축 시작해 1931년 축복 한옥마을·경기전과 어우러져 눈길 전동성당 외부 전경. 지난 2년 동안의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마치고 올 7월 건물 외벽에 있던 공사 구조물을 제거해 온전한 모습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완전한 고을’을 뜻하는 전주(全州)에는 역사와 전통의 유적과 명소, 문화시설이 많다. 그 가운데서도 전주 도심에 있는 전동성당과 경기전, 한옥마을과 전시 공연장은 오래된 도시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전동(殿洞)성당(주보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적 제288호)은 한옥마을 입구에 우뚝 서 있다. 전동이란 이름도 경기전(慶基殿, 사적 제339호)이 있는 동네란 뜻이다. 경기전은 ..

[부온 프란조!] 21. 성 요한 23세 교황 ④ (제261대, 1881. 11. 25~1963. 6. 3)

공의회 첫 회기 중 마지막 회칙 「지상의 평화」 발표 ▲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참석한 한국 천주교회 주교단. 왼쪽부터 윤공희 주교, 황민성 주교, 라리보 주교, 나 굴리엘모 주교, 서정길 대주교, 안토니오 델 주디체 대주교(5대 주한 교황사절, 초대 주한 교황공사, 초대 주한 교황대사), 노기남 대주교. 이탈리아 rai-TV국영방송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 공의회 첫 회기의 시작은, 개막식 다음 날인 1962년 10월 12일이었습니다. 교황님, 유전적 가족 내력으로 위암 치료가 불가하다는 의사의 판정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초인적 정신력으로 공의회를 통해 교회가 현대 사회에 다가가고, 그 세상 안에 있기를, 갈라진 형제와 타 종교와의 대화와 일치를, 하느님 말씀인 성경의 영감을 통해 우리 모두가 하느님 백성으..

[부온 프란조!] 20. 성 요한 23세 교황 ③ (제261대, 1881. 11. 25~1963. 6. 3)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세상 향해 교회 문을 활짝 열다 ▲ 공의회 개막 문헌에 서명하는 요한 23세 교황. ▲ 1962년 10월 11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요한 23세 교황 주례로 봉헌된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미사. 【CNS】 1962년 10월 11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어머니 교회가 기뻐하십니다(Gaudet Mater Ecclesia)!” “교황님, 이 라틴어 ‘가우뎃 마테르 에클레시아’는 1962년 10월 11일 목요일 오전, 제2차 바티칸 에큐메니컬 공의회 장엄 개회식에서 교황님의 개막 연설 첫 마디이시잖아요. 어머니 교회는 하느님의 섭리의 특별한 선물로, 모성적 존엄을 갖고 계신 하느님의 어머니께서 여기 성 베드로의 무덤에서 그토록 바라던 공의회 시작의 날이 밝았기 때문에 기뻐..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 (20)대구 관덕정순교기념관과 성 유스티노 신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관

도심 한가운데 우뚝 선 기와지붕의 순교지 이윤일 성인 등 17명 순교한 곳 옛 건물 그대로 살려 기념관 건축 인근에 성모당·유스티노관 있어 관덕정순교기념관 외부 전경. 일 년 사계절 중에서 특히 가을은 더욱 풍요롭고 눈부시게 다가온다. 이 좋은 계절에 주변을 둘러보면 그동안 지나쳤던 소중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 곳곳에는 교회와 관련된 성지나 순교 사적지, 순례지와 성당이 많다. 시간을 내어 순례할 수 있지만 오가는 길에 뜻 깊은 장소를 만나면 잠시 들러 기도 바칠 수 있다. 아름다운 팔공산과 금호강이 흐르는 대구의 성지와 순례지들. 계산주교좌성당, 관덕정순교기념관, 성 유스티노 신학교, 성모당, 성직자 묘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원 등이 대구 중구에 모여 있다. 영남 지방에서 가장 많은 순교..

[부온 프란조!] 19. 성 요한 23세 교황 ②(제261대, 1881. 11. 25 ~1963. 6. 3)

바티칸의 문 활짝 열고 어린이 병원과 교도소를 방문하다 ▲ 교황청 사도궁 정원을 산책하는 요한 23세 교황과 개인비서 돈 로리스. 교황의 등 뒤로 성 베드로대성전 지붕 쿠폴라가 보인다. 당시 쿠폴라에는 누구도 올라가지 못했는데, 요한 23세 교황이 바티칸의 아름다움은 교황 개인만이 누리는 게 아니라며 모든 사람이 올라가 볼 수 있게 했다. ▲ 성 요한 23세 교황 “엑스트라 옴네스!(Extra omnes)” ‘모두 바깥으로’라는 뜻의 라틴어이다. “콘클라베 참석자 외에 모든 사람은 다 나가라”고 교황청 교황전례원장 몬시뇰이 시스티나 성당의 문을 닫으며 외치는 말이다. 1958년 10월 9일 비오 12세 교황이 서거하고, 콘클라베가 시작되었다. 4일간 11차례 투표에서 베네치아 총대주교인 안젤로 쥬세페 론..

[부온 프란조!] 18. 성 요한 23세 교황 ① (제261대, 1881.11.25~1963.6.3)

파파 부오노, 가난한 농부의 13남매 중 넷째로 태어나다 ▲ 어린 시절의 안젤로 쥬세페 론칼리가 가족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뒷줄 오른쪽 끝에 서 있는 인물이 안젤로 쥬세페 론칼리, 훗날의 성 요한 23세 교황이다. 지금도 생각하면 부끄러운 기억이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부재로 고등학교 때부터 난 가난해졌다고 불평을 늘어놓기 일쑤였고, 내 집에 누가 오는 것도 싫어했으며, 내가 어디에 사는지도 알려 주고 싶지 않았다. 철부지 시절이었고, 나의 흑역사에 대한 기억은 오래도록 계속됐다. 로마 유학 중 알게 된 베르가모(Bergamo) 출신 친구 마리아는 말할 적마다 “오, 내 집이 얼마나 가난했는지!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서 파파 부오노(Papa Buono, ‘착한 교황’이라는 뜻으로 이탈리아..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 (19)나주 순교자 기념성당과 까리따스 수녀회 기념관

가을비가 마른 땅 적시듯 척박한 신앙 불모지에 순교 영성이 흘렀다 성당과 묘원·기념관 하나로 어우러져 교회의 야외 박물관처럼 보이는 곳 옛 건물과 유물 등 신앙 유산 가득 나주 순교자 기념성당 내부 . 전남 중서부에 있는 나주(羅州)시 주변으로 아름다운 영산강이 흐르며, 강가에는 풍요로운 나주평야가 펼쳐져 있다. 우리나라 방방곡곡에서 순교자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듯이 전남과 나주 지역에서도 그리스도교 신앙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고귀한 생명을 바친 순교자들의 자취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상당수의 신자들이 순교했으리라 짐작하지만 알려진 순교자는 1839년 기해박해 때 순교한 이춘화(베드로, 1806~1839), 병인박해 때 순교한 강영원(바오로, 1822~1872), 유치성(안드레아, 1825~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