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에서 외부 일정을 요청받고 다니다 보면, 뜻하지 않은 교통 상황에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예전엔 자주 다니는 길이라 교통 상황이 예측 가능했지만, 요즘은 같은 시간에도 전혀 다른 상황이 일어나곤 한다. 몇 해 전, 교구 사제 연수를 떠나는 본당 신부님 요청으로 우리 신부님들이 나흘간 하루씩 본당 미사를 맡게 되었다. 첫날 당번 신부님이 내부순환로가 막혀 본당에 제때 가지 못했다. 도착 시간이 늦어지자 본당 수녀님·사무장·전례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왔지만, 도로 상황에 어찌할 수가 없어 모두 당황했다. 다음날 미사 담당자를 바꿔 내가 가기로 했다. 성사를 감안해 제법 여유를 갖고 출발했다. 근데 이게 웬일인가. 내부순환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접촉 사고가 나 도로 상황이 말이 아니었다. 시간이 지체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