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경 자 료 실 1223

[중국교회 역사이야기] (6) 중국 황제와 서양선교사

‘황제 천주교 귀의’ 끝내 이루지 못한 전교 목표 아시아 각국 천주교 전파에 ‘중국 황제의 세례’는 큰 의미 선교사들 각별한 노력 기울여 황제와 개인적인 친분 나누고 과학·예술 교류에 힘썼지만 목표 실현에는 현실적 한계 그리스도교를 중국에 ‘천주교’로 뿌리내리게 한 예수회 선교단은 전교활동의 전제를 그 사회에 융합, 동화로 인식하며 철저한 적응주의로 중국 개교(改敎)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후 선교사들은 중국 사대부(士大夫) 지식층에게 서양 학문과 기술을 소개, 전달함으로써 친교를 맺고 전교했다. 전교의 궁극 목표는 바로 황제였다. 명나라 마지막 황제 숭정제 초상. 왕조 부흥을 위해 서양선교사들을 중용하는 등 개혁정치를 시도했으나 북경이 농민반란군에게 함락되자 자금성 뒤 경산(景山)에서 목숨을 끊었다.장..

성 경 자 료 실 2021.06.25

[중국교회 역사이야기] (5) 독일 아담 샬 신부와 조선 소현세자의 만남

독일 사제와 조선 세자의 우정, ‘조선 개교’ 희망 쌓다 ‘중국 천주교회 제2 창설자’ 독일 출신 아담 샬 신부 청나라에서 8년간 체류했던 소현세자와 두터운 친분 조선 땅에 천주교 전파 위해 선교사 파견 물색 등 노력 끝내 목표 이루지 못했지만 한국교회 역사의 서장 열어 청나라 흠천감감정 복색을 한 아담 샬 초상. 보헤미아 출신 동판화가 벤첼 홀라(Wenzel Hollar, 1607~1677) 작품으로 홀라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테우스 메리안(Matthäus Merian)에게 사사 후 아담 샬의 고향 쾰른에서도 활동했다.장정란 교수 제공 16세기 말 중국에 가톨릭을 ‘천주교’로 뿌리내리게 한 예수회 선교단은 우선 중국 교화, 그 다음 동일문화권의 다른 나라 개교(改敎)를 전교계획의 큰 밑그림으로 그렸..

성 경 자 료 실 2021.06.10

[중국교회 역사이야기] (4) 한문서학서: 하느님 중국어로 말씀하시다

아시아에 ‘기쁜 소식’ 널리 전파한 한문서학서 ‘명말청초’ 시기 서양 선교사들 중국 고전 익혀 문서선교 시작 중국인 학자들 도움 받아가며 한문으로 수많은 서적 저술 「천주실의」 등 다양한 책들이 조선 학자들에게까지 전해져 “문장을 써 내는 것 자체는 큰 성취다. 하물며 평범하지 않은 중국어 책, 그것도 전국 열다섯 개 성에서 두루 통용되어야 할 책을 쓰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게다가 중국 서적은 일본, 조선, 베트남의 백성들도 읽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이 나라 문인들도 모두 중국 글자를 알기 때문이다…. 실정이 이러하다면, 우리가 쓴 책은 중국인만이 아니라 전체 중국 문화권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테오 리치 「중국 선교사」 5부 2장 중에서) ■ 한문서학서와 문서선교 일반적으로 명말청초(明末淸初..

성 경 자 료 실 2021.05.26

[중국교회 역사이야기] (3) 중국 천주교 대표 평신도 서광계

지위 고하 막론하고 천주교 전파에 앞장서 마테오 리치의 세계지도 비롯 서양 학문·천주교 교리에 감명 남경에서 구태소의 제안으로 마테오 리치 직접 만나기도 세례 받은 뒤 전교에 큰 역할 「기인십편」 「영언여작」 등 여러 교리서와 호교서도 저술 조선에 천주교 전파 시도 ‘눈길’ 상해교구에서 시복 추진 중 예부상서 겸 문연각대학사 서광계 초상화. “주님께서 서광계에게 상을 내려 하루빨리 복자품에 오르게 하소서. 가경자 서광계 교우여, 우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중국 상해교구 ‘서광계 시복기도문’ 중) ■ 빛과 말씀의 만남 중국교회 평신도를 대표하는 서광계(徐光啓)는 1562년 상해현 태경방(太卿坊)에서 서사성(徐思誠)과 전(錢)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서광계가 천주교를 처음 접한 것은 1595년 광동성 소..

성 경 자 료 실 2021.05.15

[중국교회 역사이야기] (2) 마테오 리치 신부와 중국교회의 ‘숨겨진’ 이야기

‘유학자’ 마테오 리치, 본격적인 중국 천주교 시대를 열다 1582년 마카오 거쳐 중국 입국 ‘서역에서 온 승려’로 자처했던 전임자 루지에리 신부와 달리 유학자 입장에서 선교하며 중국인들 마음 여는 데 성공 뛰어난 학식과 언어 능력으로 사대부들로부터 큰 호응 얻어 마테오 리치가 최초로 지은 소성당 자리에 지금의 선무문 천주당, 즉 남당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의 남당은 1900년 의화단 사건으로 훼손됐다가 1904년 새롭게 지어진 건물로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를 주보로 모신 주교좌대성당이다. 대성당 입구에는 지금도 리치 신부를 기억하는 동상이 세워져 있다. 중국교회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예수회 마테오 리치 신부다. 리치 신부는 중국 선교의 상징적 인물로 여겨진다. 한국천주교..

성 경 자 료 실 2021.04.27

[중국교회 역사이야기] (1) 빛과 말씀이 중국으로!

바야흐로 대항해시대, 선교사들도 동양으로… 원나라 때 최초 전래됐지만 제국 망하며 가톨릭도 소멸 대항해시대 절정에 이르러 선교관할권·예수회 창설로 명나라 말엽 본격 전교 시작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가 중국 선교 위한 씨앗 뿌려 가톨릭신문은 아시아천주교사연구회(회장 신의식)로부터 ‘중국교회 역사이야기’라는 제목으로 기고를 받아 이번 호부터 연말까지 총 20회를 연재할 예정이다. ‘중국교회 역사이야기’는 한국교회 역사를 보다 풍성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 경교-중국에 처음 선보인 그리스도교 중국에 처음 전래된 그리스도교는 네스토리우스파(Nestorianism)다. 콘스탄티노플 대주교 네스토리우스의 교설을 신봉하는 교파로 431년 에페소공의회에서 이단으로 단죄돼 가톨릭에서 축출됐다. 그..

성 경 자 료 실 2021.04.13

[엉클죠의 바티칸산책] (52·끝) 교황님께 큰절을 올렸습니다

바티칸 3년, ‘광이불요(光而不曜)’를 보았습니다 ▲ “한국에서는 어른과 헤어질 때 큰절을 올립니다.” 바티칸을 떠나오기에 앞서 교황청을 방문해 구두를 벗고 넙죽 엎드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큰절을 올렸다. 실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제가 언제 다시 바티칸 사도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만날 수 있겠는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지요. 작별 알현(면담)을 할 때 결례가 좀 되더라도 무리를 할까, 아니면 점잖게 덕담만 나누고 나올까. 대사 임기를 마치며 대사 임기(3년)가 다 되어 귀국을 준비하면서 바티칸 비서실에 교황님 알현을 신청할 때만 해도 코로나19 상황에서 과연 알현 기회가 주어질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연락이 왔습니다. 10월 23일 금요일 정오 12시. 알현 날짜와 시간을 통보받고 나서..

성 경 자 료 실 2021.01.06

[엉클죠의 바티칸산책] (51)변화하는 세상 질서와 교회

코로나 팬데믹, 가톨릭엔 어떤 뉴노멀이 나올까 ▲ 마스크를 쓴 신자들이 지난달 22일 프랑스 북부 캉브레에 있는 은총의 성모대성당 앞에서 ‘우리는 미사를 원한다’고 쓴 현수막을 들고 종교집회 금지를 포함한 정부의 2차 봉쇄 조치에 항의하고 있다. 【CNS】 전염병 대유행이나 큰 전쟁 등이 일어나면 세상의 질서가 바뀝니다. 그리고 새로운 규범, 새로운 기준이 도출됩니다. 이것이 바로 뉴노멀(New Normal)입니다. 종교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새로운 교리해석과 새로운 전례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지요. 역사적 경험이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흑사병, 산업혁명, 세계대전… 14세기 중엽 흑사병이 유럽 전체를 송두리째 뒤집어 놓았습니다. 부모와 형제가 속절없이 죽어가고, 마을 전체가 무덤이 되어버렸..

성 경 자 료 실 2020.12.28

[엉클죠의 바티칸산책] (50)한국 정부가 유엔 승인을 받기까지

장면과 오브라이언의 만남, 한국 현대사의 매듭을 풀다 ▲ 1948년 유엔 총회에 특사로 파견된 장면 수석대표가 한 외국 대표에게 신생 대한민국 정부 승인에 찬성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오른쪽은 당시 장면 대표에게 발급된 외교 여권. 출처=「건국·외교·민주의 선구자 장면」 뜻밖의 만남! 성경 속에는 ‘뜻밖의 만남’이 많습니다. 모두가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다운 장면이지요.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의 만남, 야곱의 우물에서의 만남, 저는 이 두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쿵쾅쿵쾅 뛰곤 합니다. 보통사람들의 일상에서도 뜻밖의 만남은 인생을 살맛 나게 합니다. 먼 길을 가다, 아니면 홀로 여행을 하다 우연히 마주친 사람이 인연이 되어 고달픈 인생살이가 펴지기도 하고, 진퇴양난의 어려움이 풀리기도 합니다. 국가..

성 경 자 료 실 2020.12.22

[엉클죠의 바티칸산책] (49) 성모님의 원죄 없이 잉태되심

성령의 불이 타오르는 돌기둥, 마리아의 신비 ▲ 프란치스코 교황은 매년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성모의 원주를 찾아 성모님께 꽃다발을 봉헌한다. 로마의 관광명소 스페인 광장에 가면 바로 옆에 ‘성모의 원주(圓柱)’가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돌기둥 꼭대기의 성모님이 인자한 모습으로 광장의 백성들을 굽어보고 계십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입니다. 성모의 원주 주변에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과 주교황청 스페인 대사관이 있습니다. 중세시대 스페인 왕이 교황을 알현하러 로마에 왔을 때 잠시 머물렀던 임시 왕궁이 지금은 대사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원죄 없음 업무상 스페인 광장에 갈 때마다 성모의 원주를 찾습니다. 11.8m의 긴..

성 경 자 료 실 2020.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