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앙 돋 보 기 895

[무너져가는 집을 복구하여라!]18. 사회 공동체의 위기①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

경제발전이라는 찬가 속에 감춰진 ‘잔혹한 평화’ ▲ 다른 사람을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는 서바이벌 게임, 곧 적자생존의 문화가 지배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 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지금까지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시하신 세 가지 차원의 집(인간생태ㆍ사회생태ㆍ환경생태)의 위기 중 첫 번째인 ‘인간생태(하느님의 집)’의 위기와 하느님의 구원경륜을 통한 그것의 재건에 대해 살펴봤다. 이번 연재부터는 ‘사회생태’로서 인간 공동체의 위기와 그 원인, 그리고 사회공동체의 재건에 대해 살피고자 한다. 작년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1위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드라마는 많은 사람에게 어린 시절의 서정적인 ‘골목길 놀이’를 떠올리게도 했지만, 우리..

신 앙 돋 보 기 2022.04.16

[무너져가는 집을 복구하여라!] 하느님의 구원경륜⑭-‘인간생태’ 재건에 대한 결론

관계 안에서 응답할 때 완성되는 ‘하느님 사랑’ ▲ 「사목헌장」은 인간 존엄성이 빼어난 이유가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도록 부름을 받은 인간 소명에 있다고 전한다. 도메니코 기를란다요 작 ‘사도들을 부르심’. 한 포기 작은 풀일지라도/ 그것이 살아 있으면/ 비에 젖지 않나니 더구나 잎이 넓은/ 군자풍의 파초임에랴/ 빗방울을 데불고 논다 한 마리의 집오리일지라도/ 그것이 살아 있으면/ 물에 젖지 않나니 더구나 몸가짐이 우아한/ 왕비 같은 백조임에랴/ 물살을 가르고 논다 (지조 / 황명걸) ‘지조’라는 시에서 시인은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한 포기의 작은 풀이나 한 마리의 집오리라도 살아 있으면 비와 물에 젖지 않는다고 노래한다. 요컨대 하찮은 생명체라 하더라도 생명체 나름대로 각기 고유한 자기 정체성을 유지하고..

신 앙 돋 보 기 2022.04.08

[무너져가는 집을 복구하여라!] 하느님의 구원경륜⑬- 영광의 신비 2

부활 신앙,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희망의 등불’ ▲ 부활 신앙은 죽음의 순간뿐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빛을 발하며 어둠에 쌓은 우리에게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해준다. 그림은 지오바니 벨리니(1430~1516)작 ‘그리스도의 부활’. 출처=가톨릭굿뉴스 부활 신앙은 우리에게 죽음의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해독제이다. 위령 미사 때 바치는 ‘감사송’에서 부활의 희망을 통해 죽음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명으로 건너가게 되는지, 다음과 같이 함축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부활의 희망을 주셨으니, 죽음의 운명이 분명히 다가올 것을 슬퍼하면서도 장차 불멸의 생명을 얻으리라는 주님의 약속이 있기에 우리는 위로를 받습니다. 과연 주님을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

신 앙 돋 보 기 2022.03.30

[무너져가는 집을 복구하여라!] 15. 하느님의 구원경륜⑫- 영광의 신비 1

죽음의 공포에 짓눌린 진시황의 묘지 예전에 중국 시안에 있는 ‘진시황릉’ 병마용 박물관을 관람한 적이 있다. 1974년 우물을 파던 농부가 우연히 병마용 파편을 발견하였는데, 이것으로 2200년 동안 미스터리로 남아 있던 ‘진시황릉’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병마용이 묻혀 있던 갱은 ‘진시황릉’에 딸린 180여 개 갱의 일부로 이들 병마용은 진시황의 사후 세계를 지키는 병사들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일부만 발굴된 ‘진시황릉’은 진시황이 자기 사후 세계를 위해 건축한 어마어마한 ‘네크로폴리스’(Necropolis :고대 도시의 묘지)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러 우리나라까지 사신단을 보냈다는 이야기나 거대한 ‘네크로폴리스’을 건축했던 사실은 그가 얼마나 죽음의 공포에 짓눌려 살았는지 가..

신 앙 돋 보 기 2022.03.22

[무너져가는 집을 복구하여라!] 14. 하느님의 구원경륜⑪- 고통의 신비 3

▲ 예수님께서는 인간이 겪는 고통을 치유하시기 위해 환자들을 돌보고, 십자가의 수난을 몸소 겪으셨다. 그림은 예수님께서 눈먼 이를 치유하는 기적을 그린 ‘예리코의 눈먼 이의 치유’, 니콜라 푸생 1650년 작, 캔버스의 유채. 출처=가톨릭굿뉴스 우리가 겪는 세 가지 차원의 고통 우리가 경험하는 고통은 단일한 색깔이 아니다. 영어로는 고통을 세 가지 단어로 표현한다. 먼저 육체적인 아픔을 나타내는 ‘페인’(Pain), 정신적인 고통을 나타내는 ‘써퍼링’(Suffering), 그리고 영적인 차원의 고통을 나타내는 ‘애거니’(Agony)가 있다.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주로 이 세 가지 차원의 고통을 동시에 겪는 경우가 많다. 환자는 기본적으로 육체가 아프다. 또한 환자는 육체의 아픔만이 아니라 질병으로 ..

신 앙 돋 보 기 2022.03.14

[무너져가는 집을 복구하여라!] 13. 하느님의 구원경륜⑩- 고통의 신비 2

죄인을 위한 사랑이며 구원의 손길인 ‘하느님의 용서’ ▲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최후 만찬을 거행함으로써 자신이 겪게 될 수난과 십자가상 죽음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제자들에게 깨닫게 했다. 그림은 후안 데 후아네스(Juan de Juanes, 1510~1579) 작 ‘최후의 만찬’. 출처=가톨릭굿뉴스 예수님의 최후 만찬을 기념하는 미사는 이스라엘 백성의 파스카 축제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요컨대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여, 누룩 없는 빵을 만들고 어린양을 잡아 만찬례를 거행하였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서 자신들의 역사에 어떻게 개입하시고 자신들을 해방시키셨는지를 기억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벗어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파라오의 완고함이었다. 하..

신 앙 돋 보 기 2022.03.06

[무너져가는 집을 복구하여라!] 12. 하느님의 구원경륜 ⑨- 환희의 신비 1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죄에서 벗어난 우리들 ▲ 멜 깁슨 감독이 제작한 ‘그리스도의 수난’은 예수님이 얼마나 극심한 고통을 겪으셨는지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담았으며,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심오한지 잘 드러내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DB 전레력으로 9월 15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부속가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어머니께 청하오니 내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교회는 성모님의 마음으로 예수님이 겪으신 ‘십자가의 신비’를 바라보도록 이끈다. 2004년 멜 깁슨이 제작한 영화 ‘그리스도의 수난’(Passion of Christ)이 상영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다. 이 영화에서 예수님의 수난에 대한 장면이 이전의 그리스도 수난에 대한 영화들보다 훨씬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예수..

신 앙 돋 보 기 2022.02.26

[무너져가는 집을 복구하여라!] 11. 하느님의 구원경륜 ⑧- 환희의 신비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우리와 함께 머무신다 ▲ 성모님은 아기 예수님을 잉태하고, 엘리사벳에게 달려가 감사와 기쁨의 찬미가를 불렀다. 이스라엘 아인 카림 엘리사벳 방문 기념 성당에 들어서면 성모님과 엘리사벳이 임신한 배를 맞대고 있는 성상을 볼 수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성모님의 시선으로 하느님께서 이루신 구원경륜을 바라본다면,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시어 이 땅에 오신 것을 기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성모님은 아기 예수님을 잉태하신 후, 그 기쁜 소식을 선포하러 엘리사벳에게 달려가 하느님께서 이루신 구원의 신비를 기억하며 감사와 기쁨의 찬미가인 ‘마니피캇’을 불렀다. 오늘날 우리는 신앙생활 안에서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어 이 땅에 오신 ‘육화 사건’을 당연시 받아들인다. 하지만 예수님..

신 앙 돋 보 기 2022.02.20

[무너져가는 집을 복구하여라!] 10. 하느님의 구원경륜 ⑦ - 예수님을 통한 하느님의 구원역사

예수님 통해 ‘하느님 자녀’로서 새로운 정체성 부여 ▲ 하느님 구원 경륜에 온전히 참여할 수 있으려면 안내자가 필요하고, 그 안내자는 바로 성모님이다. 그림은 장미 나무에 15개의 메달을 그려 그곳에 성모님의 시선으로 바라 본 일화를 담은 로렌초 로토 작 ‘로사리오의 성모’. 출처=가톨릭굿뉴스 성경은 우리가 알다시피 구약과 신약, 곧 하느님과 맺은 ‘옛 계약’과 ‘새 계약’을 통한 구원의 역사이다. 그 구원의 역사가 한 번의 계약으로 종결되지 않은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 산’에서 맺은 첫 번째 계약에 불충실했기 때문이다. 이에 하느님께서는 당신 예언자들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의 완고해진 마음을 회두시키려 했지만, 그 뜻을 이룰 수 없게 되자, 그들을 심판하지 않으시고 새로운 방식으로 그들에게 다가..

신 앙 돋 보 기 2022.02.13

[무너져가는 집을 복구하여라!] 9.하느님의 구원경륜6- 새 계약으로 죄의 노예살이에서 벗어나다

▲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의 죄악이 창궐하여 창조질서를 무너뜨리자 홍수로 세상을 쓸어버리셨다. 하지만 피조물에 대한 한없는 사랑으로 땅 위의 피조물들을 다시는 멸망시키지 않고 보호하겠다는 계약을 세우신다. 그림은 노아의 홍수 이야기를 담은 이콘. 출처=가톨릭굿뉴스 인간의 범죄가 초래한 가장 큰 폐해는 하느님과의 관계 파괴이다. 지난 연재에서 언급하였듯이 원조들이 범한 죄의 여파로 인간은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 안에서 무상으로 선사 받던 존재감(자존감과 자기효능감)과 낙원을 상실하고 무의미와 허무 속에 갇힘으로써 희망이 사라진 암흑을 체험한다. 이로써 인간은 하느님의 집(모상)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피조물을 섬기는 우상숭배자로 추락한다. 더 나아가 통제되지 않는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은 타인이나 외부..

신 앙 돋 보 기 2022.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