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례 상 식 769

[교회상식 속풀이] 401. 공동집전 사제들이 영성체 전에 성체를 미리 나누는 이유는?

공동집전 사제들이 영성체 전에 성체를 미리 나누는 이유는? 공동체에서 봉헌하는 미사는 보통 제가 주례를 하면 다른 형제는 공동집전자가 되고, 다른 형제 신부가 주례를 하는 날에는 제가 공동집전자가 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공동집전 미사 때는 영성체 직전에 빵을 쪼개어 주례사제가 다른 사제들에게 나눠 주고, 성체를 들어올립니다. 그리고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라고 말하고, 회중들은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라고 말하면서 주님을 모실 겸손한 마음을 준비합니다. 그런데, 제가 주례를 하던 어느 날 영성체 직전에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라고 말하기 전에..

전 례 상 식 2020.08.26

[교회상식 속풀이] 400. 미사 때 애국가를 부를 수 있나요?

광복절이자 성모 승천 대축일에 명동 성당 제대 양쪽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 2016년. ⓒ왕기리 기자 오늘 속풀이 질문을 받고는 즉각적으로 몇 년 전에 답을 드린 적이 있는, “제대에 국기를 놓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마찬가지로 다시 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미사가 어떤 지향을 가지고 무엇을 기념하는 미사인가에 따라 부를 수도 있겠다 여겨집니다. 하지만, 꼭 그래야만 하는가? 자문을 하게 됩니다. 노래는 전례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신자들이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를 함께 노래하라고 신자들을 독려했고, 옛 격언에도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두 배로 기도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39항 참조) 그리고 미사전례 때 어떤 노래..

전 례 상 식 2020.08.22

[미사의 모든 것] (5)십자성호와 성호경

자신을 축복하고 삶을 성화시키는 거룩한 표시 ▲ 십자성호는 오른손으로 이마와 가슴, 그리고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어깨로 십자를 그으면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하며 기도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모상 앞에서 십자성호를 긋고 있다. 【CNS 자료 사진】 나처음: 미사가 기도의 으뜸이라고 하셨는데 누구에게 바치는 의식인가요? 라파엘 신부: 미사는 사람들이 성자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아버지 하느님을 흠숭하고 그분께 바치는 공적 예배를 말한단다. 그러니 당연히 미사는 아버지 하느님 즉 천주 성부께 바치는 것이지. 나처음: 가톨릭은 유일신을 믿는 걸로 알고 있는데 성부 성자 성령은 뭐예요? 지금까지 여러 신을 섬겨온 건가요. 조언해: 아이고! 넌 ‘삼위일체’라는 말도 못 들었니. 참하느님이..

전 례 상 식 2020.08.21

[교회상식 속풀이] 359. 유아들도 병자성사 받을 수 있나요?

(이미지 출처 = Pixabay) 병원사목을 하시는 수녀님께서 질문해 오셨어요. 유아세례 받은 세 살 정도된 아이가 입원을 했는데 며칠 후 수술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족들이 아이를 위해서 병자성사를 청했습니다. 그런데 아기에게 병자성사를 줄 필요가 있느냐? 그렇다. 아니다. 주변에서 엇갈리는 의견이 있나 봅니다. 일견 병자의 쾌유를 기원하는 차원에서 당연히 병자성사를 집행할 수 있다고 답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고 보는 입장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병자성사 예식의 한 부분인 고해성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보는 것은 아닌가 어림해 봅니다. 아무래도 아이가 아직 첫영성체도 하지 않은 상태라고 하니까요. 그런데 과연 교리를 받고 첫영성체를 하여 고해성사를 할 수 있고 없고가..

전 례 상 식 2020.08.15

[미사의 모든 것] (4)주님의 가르침과 미사의 사회적 의미

미사 통해 받은 은총, 형제에게 사랑으로 베풀어야 ▲ 그리스도인은 미사를 통해 받은 은총을 사랑으로 베풀어야 할 의무가 있다. 사진은 야외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 가톨릭평화신문 DB 나처음: 언해가 선물한 성경을 요즘 읽고 있어요. 그런데 성경을 읽을수록 헷갈려요. 예수님께서 ‘서로 사랑하라’ 하셨다가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하시는 등 어떤 때는 이렇게 말씀하셨다가 또 어떤 때는 저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무엇을 가르치셨나요? 조언해: 교리교사인 내가 정리해 줄게. 복음서에 잘 나와 있지.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 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전 례 상 식 2020.08.13

[교회상식 속풀이] 358. 비가톨릭 신자인 약혼자가 관면혼배에 동의하지 않으면?

관면혼배. (이미지 출처 = Pixabay) 관면혼배에 대해 쉽게 가질 수 있는 오해가 있습니다. 오늘은 이것을 좀 정리해 봐야 하겠네요. 결혼을 하려는 두 사람 중 한 명은 가톨릭에서 세례를 받은 사람이고 상대는 다른 교파에서 세례를 받았거나 아예 비신자인 경우에, 교회법의 시각에서 본다면 결혼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교회법상 합법적인 결혼을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아시다시피 “관면” 혼배라는 것이 마련된 것이죠.(교회법 제1124조 참조) 즉, 어떤 조건을 수용한다면 교회는 그들의 결혼을 허락한다는 뜻입니다. 그 조건은 우선, 가톨릭 신자인 쪽에서 결혼 뒤에도 자신의 신앙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녀들을 가톨릭 교회에서 세례받도록 하고 신앙교육을 이행하겠다는 약속입니다. 그리고 이 약속의 내용을 ..

전 례 상 식 2020.08.09

[미사의 모든 것] (3)미사의 은총

성체성사 안에서 느끼는 주님의 무한한 사랑과 생명 ▲ 미사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생명을 나누고 하느님과 일치하며 죄에서 벗어나는 은총을 준다. 사진은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을 모신 성합과 성작. 나처음: 21세기 인공지능 시대에 과학 기술의 혁명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는 인간에게 더는 종교가 필요할까요. 이미 인간이 우주의 주인이 아닌가요. 라파엘 신부: 과연 인간이 우주의 주인일까? 역설적으로 인간이 과학 기술에 지배당하고 있는 건 아니니. 과학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제어 영역을 넘어섰을 뿐 아니라 인류 문명을 파괴하고 지구 생태계의 기반 자체를 송두리째 무너트릴 수 있는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는데도. 정말 인간이 우주의 주인이고 종교는 무익한 것일까? 언해는 어떻게 생각하니. 조언해: 저는 인간이 존엄한..

전 례 상 식 2020.08.07

[교회상식 속풀이] 357. 주일이 높아요? 대축일이 높아요?

높다니? 뜬금없이 뭔 말이지? 하실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높다는 의미는 서열에서 앞선다는 뜻입니다. 독자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대축일이 더 성대해 보이니 주일보다는 대축일이 높겠죠. 실제로 "전례일의 등급과 순위표"에는 전례일을 1등급에서 3등급으로 구분해 놓았습니다.(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매일미사' 참조) 그리고 각 등급 안에서도 순위가 정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기념되는 1등급 전례일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날들이 있네요. 1) 주님 수난과 부활의 파스카 성삼일 2) 예수 성탄, 주님 공현, 주님 승천, 성령 강림. 대림 시기, 사순 시기, 부활 시기의 주일. 재의 수요일, 성주간 월-목요일, 부활 팔일 축제 3) 보편 전례력에 들어 있는 주님과 복되신 동정 마리아..

전 례 상 식 2020.08.05

[미사의 모든 것] (2)주일 미사 참여는 왜 의무인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기념하는 거룩한 ‘주일’ ▲ 주일 미사에 참여하려면 온 가족이 미사 참여를 위한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사진은 가족들이 함께 가정 기도를 마치고 있는 모습. 가톨릭평화신문 DB 나처음: 신부님, 가톨릭교회는 왜 주일 미사를 신자들이 꼭 참여해야 하는 의무로 정해 놓았어요? 자발적으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종교의 본모습이 아닌가요. 왠지 강요하는 듯해서 부담스러워요. 조언해: 저도 어떨 땐 모임이나 일 때문에 주일 미사에 참여하지 못하고 대송을 할 때가 있는데 왠지 죄책감이 들어요. 의무라는 게 큰 짐이 되는 듯해요. 제 주변에도 주일 미사 몇 번 빠진 이후로 냉담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아요. 라파엘 신부: 주일이 왜 가톨릭 신자에게, 아니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중요한 ..

전 례 상 식 2020.07.30

[교회상식 속풀이] 356. 한국 천주교회의 주보성인이 바뀌었다고요?

속풀이가 필요하다고 요청하시는 질문이 뜸하던 차 서울대교구에서 열정적으로 특수사목을 하는 양씨 성을 가진 모 사제를 만났습니다. 이 열정적인 신부님이 시니어 신자 분들께 설문을 돌린 결과 온갖 다채로운 질문이 쏟아졌다고 하면서 손가락 빨고 있는 저를 불쌍히 여기사 살짝 맛보기 질문을 몇 개 던져주고 다뤄 보라고 하더군요. 그중 하나가 한국천주교회의 수호성인이 누구냐는 것이었습니다. 저야 언젠가 속풀이에도 쓴 기억이 나서, "아 그분들이야 성모님과 요셉 성인이지!" 하고 자신있게 말했죠. 그러나 아뿔싸! 그 정보에 업데이트가 필요했던 겁니다. 한때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교황 그레고리오 16세께서 1841년 8월 22일 본래 주보셨던 성 요셉과 아울러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을 조선교회 공동 주보로 정하셨..

전 례 상 식 2020.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