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례 상 식 769

[미사의 모든 것] (11) 자비송

그리스도께 대한 환호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 사진은 그레고리오 성가 자비송 악보. 【CNS】 나처음: 참회 예절 때 세 번이나 “제 탓이오”를 반복하며 손으로 가슴을 치는 이유는 무언가요? 조언해: 성부, 성자, 성령 이렇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각각 통회하기 위해 세 번 기도하는 거죠. 라파엘 신부: 모든 전례와 그리스도인 신앙생활에서 ‘3’을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 연관 지어 묵상하고 행하려 하는 것은 칭찬할만한 습관이라 생각해. 그 의미가 반드시 맞지 않아도 모든 걸 하느님과 연관 지어 그분 뜻을 헤아리는 것은 신앙인으로서 바람직한 자세라고 할 수 있지. 그래서 언해를 칭찬해 주고 싶어. 신앙인으로 참 잘살고 있는 것 같아. 나처음: 그럼 3이라는 숫자에는 삼위일체 하느님을 상징하는 것 외에 다..

전 례 상 식 2020.10.08

[교회상식 속풀이] 405. 묵주를 목에 걸면 안 되는 이유가 있나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과거에는 텔레비전 드라마나 영화에 가톨릭 관련 등장인물들이, 그러니까 성직자나 수도자들이 나올 때 수단이나 수도복을 입고 그 위에 커다란 묵주를 목에 걸고 등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 장면을 보면, '연출가가 정말 공부 안 하는 사람이구나....' 하며 혀를 차곤 했었죠. 왜냐면 묵주는 목걸이 용도로 만들어진 물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묵주는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는 매우 보편적인, 묵주기도를 할 때 사용하는 기도 도구로서 성물로 취급됩니다. 지극히 기초적인 묵주의 기능은 성모송을 10번씩 할 수 있도록 셈해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초기의 묵주는 작은 돌 열 개였고, 이것을 나무나 다른 소재를 사용해서 좀 더 가볍고 휴대성 있게 만들어 오면서 오늘날의 묵주 형태가 생겨..

전 례 상 식 2020.10.05

[미사의 모든 것] (10)참회 예식

미사를 시작하며 잘못 뉘우치고 주님께로 돌아서다 ▲ 미사 시작과 함께 참회 예식 때 “제 탓이오”를 세 번 반복하며 오른손으로 자기 가슴을 친다. 이는 자기 잘못에 대한 아픔과 뉘우침을 표시하는 것이다. 가톨릭평화신문 DB 나처음: 미사에 참여할 때 무엇보다 자신의 허물을 살펴 하느님께 고백하고 이웃과 화해하는 회심의 마음을 갖추어야 한다고 신부님께서 말씀하시는데 이런 말씀이 신자들에게 얼마나 부담을 주는지 아세요. 세례받은 지 얼마 안 된 제 친구도 주일 미사 몇 번 빠지더니 고해성사하기 부담스럽다며 성당에 나가지를 않더라고요. 조언해: 맞아요. 저도 주일 미사에 빠질 때가 있는데 또 고해성사를 해야 하나 부담스러울 때가 많아요. 아마도 많은 신자가 그럴걸요. 라파엘 신부: 나도 신자들로부터 누구누구가..

전 례 상 식 2020.10.01

[미사의 모든 것] (9)미사는 성사이다

그리스도인의 삶 보여주는 거룩한 표징 ‘미사’ ▲ 미사가 처음 재개됐던 4월 23일, 마스크를 쓴 신자들이 1~2m 간격을 두고 명동대성당 회중석에 자리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조언해: 요즘 가까운 사람들을 만날 수 없어 너무 불행해요. 친구는 물론, 주일학교 교사인데도 올해 아이들을 한 번도 만날 수가 없었어요. 전염병 예방도 중요하지만 만남과 소통이 있어야 사람 사는 사회가 될 것 같아요. 나처음: 코로나 방역이 이젠 일상이 되었어요. 마스크를 하지 않은 사람을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되고, 사람 많은 곳은 아예 가려 하지 않으려 하니까요. 라파엘 신부: 20세기 저명한 신학자인 예수회 칼 라너 신부님은 “일상을 일상으로 두라”고 말씀하셨지. 가장 사소한 일에도 하느님의 숨은 은혜와 인간다운 삶의 참..

전 례 상 식 2020.09.20

[교회상식 속풀이] 404. 교회 계속 다녀야 할까요?

함께 일하고 있는 건실한 청년 신 선생에게 물어봤습니다. 식사할 때마다 신 선생을 뺀 나머지 사람들은 공교롭게도 가톨릭 신자라서 성호를 긋고 있는데 혼자 뻘쭘할까 싶어서 성당 나가 볼 생각이 없는지를 말입니다. 신 선생의 답은 “저는 그냥 저를 믿습니다” 였습니다. “네, 관심있어요” 정도의 답을 기대했던 것은 아닙니다. 단지, 가톨릭 수도회가 설립하여 가톨릭의 정신으로 운영하는 학교에서 가톨릭 사제가 부서장으로 있는 근무지에서 함께 생활하며 최소한 점심도 같이 먹고 경우에 따라 몸 쓰는 일도 같이 하는 동료의 종교에 조금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던 듯합니다. 매우 단편적이긴 하지만 신 선생이나 다른 청년들 중에 적잖은 이가 종교의 집단적 성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감지합니다. 그냥 마..

전 례 상 식 2020.09.19

[미사의 모든 것] (8)미사는 무슨 뜻인가요

성체성사 통해 신자들을 그리스도의 증거자로 파견하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CNS 자료 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CNS 자료 사진】 라파엘 신부: 지금까지 미사의 대상이신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으니 처음이도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이해하겠지.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미사에 관해 알아보자꾸나. 코로나19로 예비신자 교리를 제대로 못 받고 있는 처음이를 위해 미사를 중심으로 가톨릭 교리에 관한 설명도 덧붙이마. 나처음: 좋아요, 신부님. 미사에 관해 늘 궁금했어요. 라파엘 신부: 미사가 무엇인지 짧게 설명하자면, 미사는 성부께 드리는 감사와 찬미이며, 주님이신 성자 그리스도와 그분의 희..

전 례 상 식 2020.09.11

[교회상식 속풀이] 403. 성경의 이야기나 기도하는 꿈을 꾸는데 괜찮은 거죠?

묵주와 성경. (이미지 출처 = Pixabay) 오늘은 교회상식을 다루기보다는 신앙상담을 하게 될 듯합니다. 세실리아라고만 자신을 밝히신 분의 사연을 접하게 됐습니다. 청소년기 때 종종 꿈을 꾸셨다고 합니다. 그 타입을 정리하면, 성경의 에피소드가 나오거나 기도와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세실리아님은 기도에 관한 것으로서, 악령에 쫓기다가 길에 놓여 있는 묵주들을 주우며 도망치는 꿈 혹은 주모경 사도신경을 외면 무서운 느낌이 사라지는 꿈을 예로 들어 주셨습니다. 당시에 좀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본당 신부님께 알려드렸더니 걱정할 것 없다고 말씀하셨답니다. 나중에 수도자가 된 신심이 깊은 친구에게 꿈 이야기를 하면서 그 친구도 그런 꿈을 꾼 적이 있는지 물었더니 친구는 그런 꿈을 꾼 적이 없다고 했답니다. 이..

전 례 상 식 2020.09.08

[미사의 모든 것] (7)진정한 예배란 무엇인가

성체성사 통해 살아가는 자비와 성덕의 삶 ▲ 제대는 신앙생활의 원천이자 정점인 미사 곧 성체성사가 거행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성당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다. 사진은 성 베드로 대성전의 중앙 제대 모습이다. 【CNS 자료 사진】 나처음: 수도원 오는 길에 한 노숙자가 지하철역에서 마스크 없이 승차하려다 승객들과 실랑이하는 걸 봤어요. 그래서 언해와 제가 마스크 한 통을 사서 그에게 주고 왔어요. 라파엘 신부: 참 잘했구나. 가난한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고, 골칫거리가 아닌 우리와 똑같이 존엄한 사람으로 여기는 태도가 그리스도인의 삶이란다. 자비는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것일 뿐 아니라 참된 하느님 자녀의 식별 기준이지.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자비가 ‘교회 생활의 토대’라고 강조하셨단다. 교황님께서는 “무엇보다..

전 례 상 식 2020.09.06

[교회상식 속풀이] 402. 사제가 감실에서 성합을 꺼낼 때 신자들은 고개 숙여 인사하나요?

ⓒ정현진 기자 미사 때 사제가 종종 감실을 열고 성체가 담긴 성합을 꺼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사제들은 감실 문을 열고 인사드리고 성합을 꺼내거나, 반대로 성합을 집어넣고 감실 문을 닫기 전에 인사를 드립니다. 여기서 인사는 허리를 숙여 절을 하는 것입니다. 이럴 때 신자들은 어찌할지를 물어오신 분이 계십니다. 전례상 이럴 때 신자들은 어찌한다는 지침은 없습니다. 단지 "로마미사경본 총지침"을 통해서 해석해 볼 수 있겠습니다. 지침 274항을 보면, "제단에 있는 감실에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가 모셔져 있으면 사제, 부제, 다른 봉사자들은 제대에 나아갈 때 또는 제대를 떠나갈 때 무릎 절을 하지만, 미사가 거행되는 동안에는 무릎 절을 하지 않는다.” 더불어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 앞을 지나는 모든 사람..

전 례 상 식 2020.09.01

[미사의 모든 것] (6)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인간에 대한 하느님 사랑 담긴 ‘삼위일체의 신비’ ▲ 러시아 이콘 화가 안드레이 루블료프(1360~1430)가 1410년경에 그린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이 성화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세 사람의 모습으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신 장면(창세 18,1-15)을 묘사한 것으로 왼쪽부터 성부, 성자, 성령을 나타낸다. 나처음: 십자성호의 의미는 알겠는데 그래도 삼위일체 하느님의 존재를 선뜻 이해할 수 없어요. 어떻게 한 분이 성부, 성자, 성령으로 활동하실 수 있죠? 조언해: 처음아, 하느님을 무조건 맹목적으로 믿으라는 게 아니야. 성경을 보면 성부, 성자, 성령이 우리 인간을 지극히 사랑하시는 한 분의 하느님이시라고 증언하고 있어. 나처음: 그러면 자꾸 성경에 있다고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줄래. 조언해..

전 례 상 식 2020.08.29